"대학서 주석 보는 요령 안 가르쳐…재무제표 꿰뚫어 보는 지식 필요"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기업 자체는 변한 게 없는데 재무제표는 대대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성공적인 투자와 의사결정을 위해 ‘성형수술한 재무제표’를 꿰뚫어 볼 수 있는 회계 지식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이정조 리스크컨설팅코리아 사장(60·사진)은 25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회계는 비즈니스 세상의 언어이자 기업을 이해하는 중요한 인프라이기 때문에 회계 공부에 투자하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국내 신용위험(리스크) 관리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80년 한양투자금융에 입사한 이래 동아투자금융 국민생명보험 등을 거치며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주로 대출심사와 리스크관리 업무를 맡았다. 1995년 리스크컨설팅코리아를 창업한 뒤로는 은행·증권·캐피털업체들에 기업 분석이나 신용위험관리 분야 컨설팅을 해 주고 있다.

그런 그가 요즘엔 ‘회계교육 대중화의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올 1월 ‘IFRS 회계 박사’란 일반인 대상 온라인 강의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지난 21일 ‘회계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회계원리)’와 ‘회계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중급회계)’의 개정판(이정조·한종수·우용상 공저)을 내놨다.

이 사장은 ‘회계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시리즈에 대해 “이론과 실무를 체계적으로 결합한 국내 첫 회계학 서적”이라고 자평했다. 회계이론이 기업 실무에 어떻게 적용되고 경제·사회적으로도 어떤 이슈를 일으키는지 보여 주기 위해 페이지 곳곳에 총 100여개에 달하는 신문기사를 실었다. 회계 계정과목들이 재무제표에 어떻게 표시되고 특정 사안은 주석에 어떻게 기재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구체적인 사례도 100여건 들었다.

그는 “처음 회계를 공부하는 사람부터 기업에서 구체적인 실무적 지침이 필요한 직장인까지 봐도 좋은 책”이라며 “국내에 회계지식이 지금보다 대중화되는데 얼마간이라도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리스크관리 전문가가 일반인 대상 회계 교육에 발벗고 나선 이유는 뭘까? “회계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는데 국내 회계교육의 현실은 아직 갈 갈이 멀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단적인 예를 하나 들어 보죠. IFRS 도입 후 재무상태표 등 재무제표 자체에 못지 않게 주석의 중요성이 매우 커졌죠. 하지만 비전공학생은 물론이고 전공 학생들에게 조차 주석을 가르치는 대학교가 지금도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한마디로 국내 대학의 회계학 교육은 아직 반쪽짜리입니다.”

이 사장은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해 주거나 기업이 투자를 할 때 성공적인 의사결정을 위해선 회계 지식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하지만 국내 금융기관 직원들의 70~80%는 재무제표를 볼 줄 모르면서 기업에서도 회계·재무담당자 등 극히 일부만 재무제표를 보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국내 회계지식의 확산이야말로 국내 금융 및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핵심 요소”라며 “회계를 모르면 21세기 지식사회에서 미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