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 대응'에 실효성 의문
잇따른 금융사고로 신뢰 위기에 직면한 은행들이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사고 때마다 반복되는 ‘뒷북 대응’이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게 은행 안팎의 평가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부당대출, 횡령, 정보유출, 대출사기 등 금융 사고가 이어지면서 보완책 마련에 분주하다. 도쿄지점 부당대출 사고를 일으킨 국민·우리·기업은행은 해외 지점장 전결 대출한도를 일제히 축소했다. 기업은행은 도쿄지점을 포함한 전 해외점포의 전결 한도를 기존보다 최대 66%를 낮췄다.

국민은행도 최대 50%까지 줄였다. 해외점포가 가장 많은 외환은행은 3년이었던 해외점포 최소 근무기간 규정을 없앴다.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곧바로 불러들이겠다는 경고다.

은행원의 행동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요인인 핵심성과지표(KPI)도 손질한다. 우리은행은 영업점 KPI 항목에 ‘정보기술(IT) 보안’을 신설하고, 기존 윤리경영 항목 배점을 높이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KPI 중 내부통제 항목의 비중을 기존 13%에서 18%로 높인다. 신한은행도 내부통제 비중을 현재 5%에서 하반기에 확대할 계획이다.

가장 사고가 많았던 국민은행은 징벌 체계를 강화한다. 이번달까지 자진신고를 받은 후 다음달부터는 비리 행위 적발 시 해당 지점장은 무조건 퇴출하기로 했다. 해당 지역 본부장은 한 번의 경고 후 문제가 또 발생하면 퇴출하는 ‘투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한다. 내부비리 고발 시 포상금은 종전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높였다.

직원 간 또는 직원과 고객 간 금전 거래에 대한 감시망도 강화한다. 하나은행은 영업점 모니터링 때 금전 거래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상시감시시스템으로 금전 거래를 살펴보고 있다. 순환근무제와 명령휴가제도 철저히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금융권 안팎에서는 은행들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땜질식 처방만 쏟아내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배구조 등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언제든 재발할 것”이라며 “단기 처방을 쏟아내기 보다 임직원 윤리의식 강화 등 기본으로 돌아가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지적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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