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가 4월 기준금리를 2.5% 수준에서 만장일치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취임 이후 첫 금통위를 주재한 이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4.0%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2.1%로 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취임 소감은.
▲과거 금통위 멤버로 참석할 때는 주로 제 의견을 말하는 위치였지만, 금통위 의장이 되니 다른 위원들의 의견을 종합해 정확하게 전달해야겠다는 고민을 많이 했다.

--최근 경기 회복 속도를 어떻게 판단하나.

▲올해 연간 4%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통상 잠재성장률을 3%대 후반으로 보기 때문에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속도다.

다만, GDP갭(실제 성장과 잠재 성장의 차이)이 마이너스여서 적정한 성장 속도에는 미치지 못한다.

우리에게 성장이 상당히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물가안정목표치의 범위 자체를 조정할 가능성은 있나.

▲물가안정목표는 단년도가 아닌 중기 목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일시적으로 밴드를 벗어났다고 해서 목표를 조정하거나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건 맞지 않다.

경기 진폭을 크게 하고 물가안정목표제의 신뢰성에 문제가 생기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물가상승률이 목표치 하단을 1년여 밑돌고 있는 건 이례적인 공급 요인에서 비롯됐다.

이례적인 요인이 해소되는 시점에선 다시 과거 흐름을 되찾아 하반기에는 2%대 중반으로 올라갈 것이다.

--실질금리가 높은 수준이다.

▲과거보다 지나치게 높거나 소비, 투자 등 실물경제에 의미 있는 변화를 줄 수준은 아니다.

--성장 전망은 올리고 물가전망은 내렸다.

언제쯤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한가.

▲물가 안정과 성장, 대외불균형 가능성 등을 고려해서 금리정책을 운영할 것이다.

경기회복세가 지속돼 GDP 마이너스갭이 축소되고, 수요 부문에 물가 상승압력이 생겨서 물가안정을 저해할 상황에 이르게 되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문제를 논의해봐야 한다.

--체감경기가 굉장히 안 좋다.

어떤 지표가 좋아져야 하나.

▲무엇보다 고용과 임금이 많이 미흡하다.

(취업자 수 증가세는) 주로 서비스업과 장년층에 몰려 있고 정부의 일자리정책에 따른 임시·일용직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임금상승률도 높다고 볼 수가 없다.

그렇지만 경기회복세가 지속해 다른 부문으로 확산한다면 고용, 임금 쪽으로도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물가안정도 체감경기에 중요한 요인이다.

물가가 안정돼야 실질소득이 높아진다.

--저금리가 지속되면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이 제한될텐데.
▲원론적으로는 맞다.

그러나 기준금리를 조정할 땐 성장, 물가 등 거시지표를 먼저 본다.

가계부채, 한계기업의 생존문제 등 요인도 고려하지만 이는 또 다른 상황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상당히 크고 국제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 완화되면서 외국인자금이 재유입돼 원화강세로 작용하고 있다.

환율은 시장 원리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

다만, 변동성이 너무 커져서 쏠림현상 생긴다면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청문회 때 통화정책 운용수단을 확충한다고 했는데.
▲국제적인 환경과 국내 경제 구조가 바뀌면서 중앙은행의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총재 취임을 계기로 그런 논의가 상당히 진전됐다.

지금은 한은법상 물가 안정이 가장 중요한 목표로 돼 있지만, 일각에선 성장과 금융안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많은 나라의 중앙은행도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만약 중앙은행에 물가안정 외에 다른 역할을 기대한다면, 현재 통화정책 운용체계에서 그 요구를 다 수용할 수 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

중앙은행의 바람직한 역할이 정립되고 나면 그에 합당한 수단도 자연히 논의될 것이다.

--가계부채가 심각해지지 않도록 대출을 막아야 한다고 보나.

▲가계부채에서 제일 우려되는 부분은 가계부채가 대규모로 부실화돼 금융기관 부실과 금융시스템의 위기로 발전할지다.

현 단계에선 그런 상황으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가계부채가 소비 여력을 제약해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제약하거나 금리 정상화 때 취약계층의 부채상환 부담이 증가하는 데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도 우려된다.

가계부채의 절대 규모를 줄이는 건 쉽지 않다.

총량 증가율을 소득증가율 이내로 묶어서 소비 제약을 완화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취약계층의 부채 상환부담은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하는 것이지 통화정책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그림자금융, 지방정부나 공기업의 부채 문제 중국 경제의 취약점은 많이 드러나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위기관리능력과 경제운용능력 면에서 지금까지 상당히 잘해 왔다.

중국이 우리 경제에서 대단히 중요한 만큼 흐름을 면밀히 보고 있다.

--정부와의 정책공조 계획은.
▲중앙은행과 기획재정부는 거시경제정책을 담당하는 두 축이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큰 틀에서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

각자 정책의 고유 역할을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서로 거시정책이 조화를 이뤘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

서로 가진 정보와 인식을 수시로 교환해 현재 상황과 전개 양상에 대한 격차를 줄여나가야 한다.

--한은이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지침)를 사용한다면 어떤 요소를 중시하겠는가.

▲금리정책을 운용할 때 물가와 성장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아까 언급한 GDP갭도 성장과 물가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이기에 중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외국 중앙은행이 하는 방식의 포워드가이던스를 도입할 여건은 아니다.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지는 검토하겠다.

--최근 단행한 인사가 김중수 전 총재의 그림자 지우기라는 평가가 나왔는데.
▲인사를 하면서 가장 신경쓰는 대목이 전임 총재 흔적 지우기라는 평가다.

무엇을 하더라도 그렇게 해석될까봐 신경 쓰인다.

최근 국장 인사는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 유관부서 국장을 교체한 것이다.

--향후 조직개편 계획은.
▲조직을 전면적으로 대폭 바꾸는 건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중앙은행 기능이란 시시각각 단기간에 변하는 게 아니다.

다만, (전임 총재의) 조직개편 이후 성과를 측정해 필요하다면 미세 조정은 하겠다.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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