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네이버

인터넷 업황 전망 - 김동희 <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 donghee.kim@meritz.co.kr >
올해 글로벌 인터넷 시장에서는 ‘모바일메신저 앱’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글로벌 소프트웨어(SW) 기업 간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붙을 전망이다. 한동안 인터넷 시장을 주도해왔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나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앞다퉈 모바일 메신저 업체와 제휴에 나서고 있다. 페이스북의 와츠앱 인수, 라쿠텐의 바이버 인수 같은 굵직한 인수합병(M&A)이 대표적인 사례다. 글로벌 모바일메신저 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앱을 만든 회사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도 빠르게 높아지는 추세다.

○모바일 메신저시장, IT대기업 위주 재편


글로벌 모바일메신저 시장은 유명 정보기술(IT) 대기업의 최대 격전장이다. 페이스북은 지난 2월 190억달러의 거액을 지급하면서 전 세계에 5억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모바일메신저 업체 와츠앱을 인수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와츠앱의 미래가치는 인수가격 이상”이라고 말했다. 커뮤니케이션 앱을 M&A하거나 지분투자하는 것은 전 세계 수억명의 모바일 이용자 기반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으로 꼽힌다는 이유에서다.

와츠앱은 페이스북의 중국 및 아시아 시장 진출 선봉 역할도 맡을 전망이다. 페이스북은 현재 중국에서 차단돼 있지만 와츠앱은 그렇지 않아 중국 시장 진출의 좋은 우회 경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의 공세에 맞서 중국 모바일 메신저시장 지배자인 텐센트의 위챗은 역으로 북미·유럽 시장을 본격 공략하는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기업 라쿠텐은 90억달러에 바이버를 인수하면서 IT업계 최대 화두인 소셜네트워킹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바이버를 해외 쇼핑을 할 때 구매자와 판매자 간 대화를 나누는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으로 진화시킨다는 생각이다.

바이버는 모바일 무료통화 메신저로 전 세계 3억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와츠앱과 위챗, 바이버 등은 모두 안방사수에 만족하지 않고 해외 진출을 적극 시도하고 있다. 일본과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본격 성장을 앞두고 있는 네이버 ‘라인(LINE)’과는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바이버는 스티커 판매 등 라인과 거의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월간 이용자 수(MAU)는 1억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최근 글로벌 모바일메신저 격전에서 눈에 띄는 트렌드는 ‘SNS의 개인화’다. 소셜서비스에서도 프라이버시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페이스북의 10대 이용자가 이탈하며 와츠앱, 스냇챗 등 메신저 전용앱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네이버도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모바일 커뮤니티 서비스인 ‘밴드’를 성공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밴드는 지인 기반의 커뮤니티 SNS로 2월 초 글로벌 가입자 수가 2300만명을 넘어섰다. 이달 중 ‘게임하기’ 서비스 같은 본격적인 수익모델을 탑재할 전망이다.

○잇단 상장시동, 모바일메신저 가치 현실화

모바일 매신저앱의 가치는 글로벌 시장뿐 아니라 한국 시장에서도 올해를 기점으로 구체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모바일 SNS인 카카오가 2015년 5월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로 했다. 라인도 IPO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카카오톡과 네이버 라인의 가치가 본격적으로 시장의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라인은 빠르면 올해 말, 늦으면 내년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지분투자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 같은 추론의 배경은 일본 법인의 지배구조 개편이다. 라인의 상장 사전 정지작업을 위해 네이버는 작년 8월 NHN재팬에 속해 있던 라인을 독립회사로 분리해 NHN재팬 60%, NHN 40%의 지분구조로 재편했다.

카톡·라인 연내 상장 가능성…모바일 메신저 재평가 받을 것

한국 본사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면서 일본 및 해외 주식시장에서의 기업 공개 가능성을 열어놓은 조치로 풀이된다. 한국 모바일 메신저 업체가 가입자 수 확대와 수익 간의 간극을 좁혀야 하기 때문에 조기 IPO가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다.

인터넷 산업은 일단 가입자 기반을 늘려놓고 수익 창출에 대해서 고민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매출이 나오기까지 시차가 존재한다. 매출·이익이 보급률을 후행하고, 주가 반응은 보급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시점에 가장 뜨겁다. 와츠앱 등 해외 선발 업체들이 모두 이 같은 길을 먼저 걸었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때까지 매출보다 투자비용 증가가 더 가파르기 때문에 라인만의 독자적 자금조달과 가치평가가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된다.

김동희 <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 donghee.kim@meritz.co.kr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