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법·체험·기부' 진화하는 유통업계 맞춤형 마케팅
[ 정현영 기자 ] 유통업계 마케팅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제품의 우수성보다 레시피를 통한 요리법을 공개하거나 구매와 동시에 기부를 유도해 '나눔 문화'를 실천하기도 한다.

지난해 '짜파구리' 열풍을 몰고온 모디슈머(modify + consumer) 마케팅이 놀라운 성공을 거두면서 맞춤형 슈머 마케팅이 잇따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이푸드슈머(Safety+food_Consumer), 트라이슈머(try + consumer), 쉐어슈머(share + consumer), 스토리슈머(story + consumer) 등이 진화된 마케팅 기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종합주방용품 전문기업인 PN풍년은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이 높은 세이푸드슈머를 대상으로 레시피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PN풍년 관계자는 "얼마 전 조류독감(AI) 여파로 먹거리 안전에 민감해진 주부들 사이에서 압력솥이 고온고압으로 바이러스를 사멸시킨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압력솥 요리법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며 "가족 건강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압력솥 레시피를 적극 활용해 소비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PN풍년은 실제로 '365 요리하는 압력솥' 캠페인을 통해 지난 1년 동안 김외순, 김노다, 신효섭 등 매월 유명 요리연구가 12인과 함께 건강하고 맛있는 밥상을 지킬 수 있도록 하루에 한가지씩 압력솥을 활용한 레시피를 소개해왔다.

이 회사는 압력솥 레시피를 따라 할 수 있도록 다음달 11일까지 '도전! PN풍년 압력솥 요리왕 이벤트'도 진행중이다.

콘텍트렌즈 브랜드 아큐브의 경우 트라이슈머를 대상으로 맞춤형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아큐브는 수많은 여성들이 아이 메이크업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정작 자신에게 꼭 맞는 아이 메이크업을 알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 착안, 서울 명동 올리브영 본점에서 특별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 디파인 스튜디오'를 열고 눈 모양을 파악해 개성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는데 특히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협업)을 통해 전문 메이크업 시연과 메이크오버 체험 등 고객 맞춤형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매일유업은 기부 문화를 마케팅과 접목시켰다. 이름바 쉐어슈머를 염두에 둔 전략이다.

매일유업의 바리스타(BARISTAR)는 올해 초 RTD(Ready To Drink) 커피업계 최초로 커피, 예술, 나눔이 함께 하는 '바리스타 나누기 1%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프로페셔널리즘과 전문성이 돋보이는 6인의 아티스트와 함께 바리스타 병 ‘스페셜 아티스트 패키지’ 한정판을 출시해 판매 수익금을 서울문화재단에 젊은 예술가의 후원금으로 기부하는 등 나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기 위해 패키지 겉면에 다양한 메시지를 새기는 '마음을 전해요' 패키지를 22종 한정판으로 내놓은 것이다.

코카콜라는 '이야기를 찾는 소비자'를 지칭하는 스토리슈머를 겨냥해 친구나 연인, 가족 등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고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마케팅을 시도한 셈이다.

이승우 PN풍년 마케팅 팀장은 "소비자들의 제품 구매 행동을 보면 구매를 결정하는데 가장 큰 요소는 심리적 요인(personality-개성, life style-라이프 스타일, attitude-태도)이 크다"면서 "앞으로 더욱 깐깐해진 소비자들의 취향과 필요를 반영한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 개발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