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으로 경기지사에 출마선언한 김상곤 씨의 첫 슬로건이 무상버스다. 무상급식으로 재미봤다는 것인지, 이번엔 무상교통이다. 좌편향의 무상버스론은 사실상 노이즈 선거마케팅 성격이 강하다. 공짜버스로 가자면 4년간 4조원이 든다는 점, 서울처럼 준공영제를 거치지 않고는 법률적 문제에 걸려 공영제가 안 된다는 사실, 경기도가 2011년에 준공영제를 검토했으나 5000억원이 없어 포기한 현실, 야당 내에서도 불가능하다는 비판 등을 하나하나 거론할 가치도 없다. 턱없는 포퓰리즘에 신물난 유권자라면 또 하나의 그럴싸한 정치구호라는 것쯤은 파악했을 것이다.

김씨의 무상시리즈 공약은 유권자들에게 세금문제의 본질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게 한다. 무상버스가 아니라 세금버스임을 밝히는 데는 긴 설명도 필요없다. 세금 문제를 경시하는 건 선거 출마자들만도 아니었다. 최근 전·월세 시장의 과세강화 발표 때 냄비여론도 많든적든 “세금은 무조건 싫다”였다. 13월의 세금폭탄이라던 2월 소득세 정산 소동도 그러했다. 정작 본인이 내는 세금이 얼마인지, 그래서 세금이 얼마나 소중한 지, 왜 아껴써야 하는지에는 모두 무관심했다.

김씨의 무상공약 선점에 다른 시도지사 후보들이 어떤 무상약속을 더 내놓을지 걱정이다. 4년 전 선거에서 야권 후보들이 연합해 무상급식 공약을 내놓았던 서울이 당장 관심사다. 선거전이 치열해질수록 무상공약은 마약처럼 뿌려질 것이다. 무상급식으로 비가 새는 학교건물도 보수 못 할 지경이다. 돈이 없어 영어원어민 교사 채용도 안 되고 방과후활동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명퇴교사를 받을 재원도 없어지니 수많은 예비교사들만 애꿎은 백수가 돼버렸다. 무상이란 현상만 봤지, 이면과 본질은 간과됐다. 세금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 납세자들의 자각이 그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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