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즐리 무늬에 몽환적인 인도를 담다
에트로 하면 떠오르는 건 바로 페이즐리 무늬다. 새의 깃털이 휘어진 듯한 게 페이즐리 무늬다. 세계 이곳저곳을 여행하면서 보고 느낀 것들, 그리고 각 국가와 인종이 보유한 제각각의 문화를 한데 어우러지게 표현했다고 한다.

에트로가 올해 봄 처음으로 외부 디자이너와 협업(컬래버레이션)을 결정한 것은 다양성을 상징하는 이 페이즐리 무늬를 경쾌하게 해석할 수 있는 인도 작가를 만났기 때문이다.

늘 인도에 대한 동경과 경외심을 갖고 있는 야코보 에트로는 뭔가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작년 인도의 현대 작가 2명으로 구성된 ‘투크랄&타그라(Thukral&Tagra)’를 찾아갔다. 이 두 작가는 함께 활동하는 예술가로 회화, 조각, 설치 미술, 영상, 그래픽, 웹, 음악,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순수 미술과 대중문화의 경계를 오가며 과장된 미디어의 모습을 표현하거나 예술적 영감을 극대화한 독특한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예술가들이다. 조금은 익살스럽고 반어적으로 자신들의 성향을 드러내고 있는데 인도의 국가 정체성 같은 무거운 주제를 쉽게 풀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트로는 이들 작가를 통해 반복, 크기와 비율의 활용, 반어적인 표현을 제품 안에 담고자 했다. 페이즐리 패턴을 분해하고 재구성해 에너지, 꿈, 움직임 등 역동적인 이미지를 표현한 것이다. 투크랄&타그라는 페이즐리 패턴을 평행선 위에 옮겨 놓고, 작은 야자나무를 회전시키거나 컬러풀한 기하학적 요소를 집어넣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체크무늬, 픽셀 같은 패턴을 반복적으로 넣어 유쾌한 감각을 드러냈다.

남성용으로는 쇼퍼백, 사첼백, 여행용 가방, 지갑, 태블릿 커버 등을 만들었고 여성용은 숄더백, 쇼퍼백, 지갑, 여행 가방 등으로 나왔다. 이들은 가방의 소재가 되는 아르니카 원단 위에 직접 작업을 했는데 아르니카의 고급스러운 색상 위에 기하학적인 디자인과 그림 등을 과감하게 그려넣었다. 제품 안에 담긴 집, 나무, 구름은 마치 동화나 꿈속 궁전 같은 느낌을 준다.

페이즐리 무늬와 이들 작가의 그림이 묘하게 서로 관통하는 듯하다. 다른 세계로 가는 문을 형상화한 것으로 몽환적인 이미지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남성용으로 지갑은 41만원, 쇼퍼백은 68만원, 여행용 가방은 150만원, 메신저 백은 113만원이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4층 에트로남성 단독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