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두산 회장, 전경련 회장단 사퇴 의사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에서 탈퇴한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최근 전경련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전념하기 위해 전경련 회장단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작년 2월 두산그룹 총수 자격으로 전경련 회장단에 합류했다.

현재 전경련 회장단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21명(상근 부회장 포함)으로 구성돼 있다.

박 회장은 작년 8월 대한상의 회장을 맡은 이후 전경련 회장단 모임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전경련 행사에 참석하는 게 관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서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역대 상의 회장 가운데 전경련 회장단에 참여한 사람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대한상의를 맡은 이후 재계 주요 이슈와 관련해 전경련과 마찰을 빚은 게 이번 사의 표명의 배경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취임 초부터 “재계단체가 기업의 이익만 대변해선 안 된다”고 강조하는 등 전경련 등 다른 재계단체와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서도 전경련이 ‘기업에 큰 부담이 된다’며 반대 입장을 낸 것과 달리 박 회장은 “국가 경제를 고려하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반대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냈다.

전경련은 20일 개최하는 정기총회에서 박 회장의 사의를 받아들일지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총회에서 논의는 하겠지만 사의가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라며 “2007년 김준기 동부 회장도 사의를 표명했지만 지금까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총회에서 경영난으로 그룹이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현재현 동양 회장과 강덕수 STX 회장의 사표를 수리할 예정이다.

또 임기를 마치는 정준양 포스코 회장을 대신해 권오준 회장 내정자도 새 회장단에 합류시킬 방침이다. 아울러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등 새 회장단 멤버도 발표한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