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Story 서울 25개區 자영업 '업종별 생존율'보니…

43개 생활밀접형 업종 분석
서울 자영업 절반, 창업 3년만에 문닫아
7개 업종 밀집한 강남구는 생존율 높고
밀집도 낮은 중랑구가 폐업 되레 더 많아
강북구 커피점 · 영등포구에선 네일숍 창업 피해야

3일 오후 서울 영등포역 지하도상가. 여성들이 손톱 미용을 위해 자주 찾는 네일숍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과 롯데·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 등과 연결된 이곳은 하루 유동인구가 30만명에 이른다. 유동인구 중에는 젊은층이 많다. 그러나 2008년 이후 영등포구에서 문을 연 수백여 곳의 네일숍 중 3년 후에도 살아남은 비율은 11.1%에 그쳤다. “젊은층이 많고 좁은 공간에서도 문을 열 수 있어 네일숍이 몰렸지만 지나치게 난립하다보니 결국 폐업으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문 업종일수록 생존율 높아

서울시 산하 서울신용보증재단은 서울시내 자영업 중 생활밀접형 업종 43개(외식업 10종, 서비스업 22종, 도소매업 11종)를 대상으로 업종별·자치구별 밀집도 등을 분석한 ‘2013년도 서울 자영업자 업종지도’를 3일 발간했다. 서울시가 예비 창업자들의 ‘창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업종지도를 발간한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조사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서울지역에서 설립된 자영업체의 생존 비율은 창업 첫해 81%에서 2년 후 67%, 3년 후 54%로 낮아졌다. 3년간 생존율이 높은 업종은 △보육시설(90%) △치과·일반의원(78%) △약국(76%) 등 진입장벽이 있는 전문 업종이었다. 반면 생존율이 낮은 업종은 △PC방(32%) △의류점(43%) △휴대폰(44%) △당구장(44%) 순이었다.

창업 3년 후 생존율은 한식당의 경우 강북구가 40.0%로 가장 낮았다. 일식집 생존율은 은평구가 16.7%로 최저였다. 강북구에서 양식당은 단 한 곳도 살아남지 못했다. 외식업은 업무·상업지역이 밀집된 강남 지역의 생존율이 높은 반면 주거지역이 많은 강북 지역에선 생존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43개 생활밀접 업종의 상대적 밀집도가 가장 높은 지역은 강남구로 일식집·분식집·치과 등 7개 업종에서 밀집도 1위를 기록했다. 강북구(5개), 양천구·동대문구(각각 4개)가 뒤를 이었다. 강서구, 구로구, 서대문구, 성북구, 중랑구, 강동구는 밀집도 1위 업종이 없었다.

◆밀집도 높다고 폐업 많지는 않아

이번 조사에서 업종별 밀집도와 폐업률은 거의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43개 업종에서 최고 밀집도가 하나도 없는 중랑구는 분식집, 치킨집, 제과점 등 6개 업종의 창업 후 3년간 생존율이 서울 25개 자치구 중 최저였다. 역시 최고 밀집도 업종이 제로인 강동구도 세탁소·미용실 등 4개 업종의 생존율이 가장 낮았다. 반면 최고 밀집도 업종이 7개인 강남구는 생존율이 가장 낮은 업종이 한 개도 없었다. 강남구의 업체별 평균 생존율은 서울 평균(54%)을 훨씬 웃도는 70% 안팎을 나타냈다.

서울시 관계자는 “특정 업종이 밀집된 지역일수록 치열한 경쟁으로 생존이 희박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분석 결과는 달랐다”며 “수요 기반이 얼마나 탄탄한가가 변수”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예비 창업자들이 지나치게 업종 밀집도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김남표 신용보증재단 소기업부장은 “업종 밀집도가 높다고 창업이 어렵다거나 반대로 밀집도가 낮다고 해서 반드시 신규 진입이 쉬운 건 아니다”며 “인근 주택가 및 유동인구, 건물 입지 등 종합적인 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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