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에서 살펴본 중국 스마트폰

화웨이, 대용량 배터리 내장 제품 공개
ZTE, 고화질 영상을 PC·TV로 전송
하이센스, 6.8인치 대형 스마트폰 선보여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제조업체의 추격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 7일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4’에서 화웨이, ZTE 등 중국 업체들은 놀라울 만큼 성장한 기술력을 뽐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업체들은 한국 기업을 베끼는 데 급급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제 완제품의 완성도만 놓고 본다면 삼성전자나 LG전자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들은 세계 점유율 3위인 LG전자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삼성과 큰 차이 없는 하드웨어 기술

화웨이 ‘어센드메이트2’

화웨이 ‘어센드메이트2’

화웨이는 올해 CES에서 4050㎃h 용량의 배터리를 내장한 스마트폰 ‘어센드메이트2’를 공개했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대형 배터리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3200㎃h)보다 26.5%나 크다. 콜린 자일스 소비자사업그룹 부사장은 “갤럭시노트3는 오후 5시면 배터리가 다 닳아 꺼지지만 우리 제품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1회 충전으로 영화 세 편을 보거나 최대 100시간 동안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이 제품은 다른 스마트기기의 충전기로도 쓸 수 있다.

삼성·LG 턱밑까지 쫓아온 중국 스마트폰

중국 ZTE는 CES에서 조립식 스마트폰의 프로토타입(시험 제품)을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모토로라가 조립식 스마트폰인 ‘아라’를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한 적은 있지만 시험 제품이 공개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립식 스마트폰은 직육면체 케이스에 이보다 작은 직육면체 모듈을 끼워 넣는 방식이다. 이 제품이 상용화되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카메라, 스토리지,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을 소비자가 알아서 선택한 뒤 조립할 수 있는 ‘맞춤형 제작’ 시스템이 현실화된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 ‘갤럭시’, 애플 ‘아이폰’처럼 프리미엄 제품이 주도하고 있지만 조립식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 ‘스마트폰 브랜드’ 대신 가격과 성능이 천차만별인 부품끼리 경쟁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ZTE는 스마트폰으로 초고화질(UHD) 콘텐츠 전송이 가능한 기술도 함께 선보였다. ZTE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누비아’는 풀HD의 네 배 수준의 고화질 영상을 PC 모니터나 TV로 전송할 수 있다. ZTE 측은 “스마트폰으로 고화질 콘텐츠를 감상하는 사람이 많아진 만큼 스마트폰 영상을 모니터나 TV, 프로젝터로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5인치 스마트폰 ‘누비아5s’도 함께 내놨다. 이 제품은 5인치 크기에 풀HD 디스플레이, 1300만 화소 카메라 기능을 내장했다.

하이센스 ‘X1’

하이센스 ‘X1’

하이센스도 6.8인치 대형 스마트폰 ‘X1’을 CES에 출품했다. 태블릿PC 크기에 가까운 이 제품은 풀HD 해상도를 지원하고 최신 프로세서인 퀄컴 스냅드래곤 800을 내장했다.

“LG 자리를 노린다”

그동안 ‘홈 그라운드’인 중국 시장에만 안주해왔던 중국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고가 제품을 내세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위와 4위는 각각 화웨이와 레노버가 차지했다. 3위였던 LG전자는 5위로 밀려났다.

화웨이는 올해 스마트폰 판매 목표를 8000만대로 올려잡았다. 2012년 3200만대, 지난해 5200만대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업계에선 올해 중국 제조사들의 활약이 대단할 것으로 보고 있다. S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짝퉁 애플’로 잘 알려진 샤오미가 올해 중국 내수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큰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16년 중국 제품이 세계 고급 스마트폰(150달러 이상) 시장의 21.4%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사용자경험(UX)에서는 아직 격차가 크다는 게 삼성과 LG 측 입장이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하드웨어의 성능은 한국 기업을 많이 따라온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UX나 사용자 인터페이스(UI)에서는 아직 촌스러움을 벗지 못했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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