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유통산업] 靑馬 올라탄 유통가…'성장 고삐' 더 죈다
2014년 유통산업은 2~3%대의 낮은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제로 성장’에 가까운 수준이다. 유통업계는 소비경기가 바닥은 지났다고 보면서도 회복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유통업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저성장 시대에 진입하면서 온라인쇼핑몰과 아울렛 등 가격 경쟁력을 갖춘 유통 업태는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4 유통산업] 靑馬 올라탄 유통가…'성장 고삐' 더 죈다
신세계 미래정책연구소는 올해 소매시장(승용차, 자동차연료 제외) 규모를 268조6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추정치 262조5000억원보다 2.3%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매시장은 2010년 8.7%, 2011년 8.3%로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다가 2012년 4.1%, 2013년 1.0%로 성장 속도가 둔화됐다. 롯데 미래전략센터 역시 올해 소매시장 성장률이 3.1%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취업자 수 증가, 명목임금 상승 등에 힘입어 가계 구매력이 높아지고 있지만 가계부채 부담과 전셋값 상승 등으로 소비 증가 폭이 제한될 것으로 예측됐다. 우리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들어서고 고령화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도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업태별로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5% 미만의 낮은 성장세를 보이고 슈퍼마켓과 편의점은 5% 이상의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쇼핑몰은 10%대의 고성장을 유지할 전망이다.

올해 대형마트 매출은 3~4% 증가할 전망이다. 작년 성장률이 낮았던 점을 감안하면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다. 소비심리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의무휴업 등 영업규제가 지속되는 것이 부담이다. 백화점 매출은 4% 안팎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백화점 매출 증가율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연속 10%를 넘었지만 2012년 5.5%로 떨어졌고 작년엔 2.9%로 더 낮아졌다. 올해는 소비 회복과 신규 출점에 힘입어 매출 증가율이 소폭 높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저성장 추세를 벗어날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슈퍼마켓과 편의점은 대형마트와 편의점보다는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인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 변화가 슈퍼마켓과 편의점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혼자 사는 소비자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대형마트에 가서 많은 물건을 사 오기보다는 근처에 있는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그때그때 필요한 물건을 조금씩 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슈퍼마켓 중 대기업 계열의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영업규제 영향으로 큰 폭의 성장은 어려울 전망이다. 편의점은 다음달 시행되는 가맹사업법이 변수다. 가맹사업법은 편의점 본사가 가맹점에 24시간 영업을 강요할 수 없고 일정한 영업지역 안에는 동일한 업종의 가맹점을 내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온라인쇼핑몰은 10%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상품 가격이 저렴하고 긴 시간을 들일 필요 없이 편리하게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점이 온라인쇼핑의 장점이다. 온라인쇼핑 중에서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모바일 쇼핑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점은 내국인의 해외여행과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품이 외국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다는 비판이 높아지는 가운데 해외 직접구매(직구)와 병행수입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인수 롯데 미래전략센터 이사는 “소매 유통시장이 저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온라인몰, 가전 전문점, 편의점 등은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