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화학 두 축으로 운영
'식각' 사업 매출 크게 늘 듯
무선충전기 소재도 진출
김보균 켐트로닉스 회장은 “화학과 전자 사업이 번갈아가며 회사를 지탱해준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며 “임직원 자녀들도 일하고 싶어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회사를 키우겠다”고 말했다. 신경훈 기자 nicepeter@hankyung.com

김보균 켐트로닉스 회장은 “화학과 전자 사업이 번갈아가며 회사를 지탱해준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며 “임직원 자녀들도 일하고 싶어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회사를 키우겠다”고 말했다. 신경훈 기자 nicepeter@hankyung.com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들어가는 유리 화면(패널)은 두 장으로 이뤄져 있다. 0.5~0.6㎜ 두께의 유리를 화학반응을 통해 0.1~0.3㎜로 얇게 만드는 ‘식각’ 공정을 거친 뒤 붙인다. 식각은 전자제품의 해상도와 무게, 두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공정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켐트로닉스(12,400 -2.36%)는 식각 공정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업이다. 액정표시장치(LCD)나 유기발광다이오드(OELD) 두 종류의 유리를 모두 식각할 수 있는 기술과 설비를 갖추고 있다. 김보균 켐트로닉스 회장은 “내년엔 세계 태블릿PC 시장이 올해보다 30% 이상 성장할 전망”이라며 “식각라인 증설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했다.

◆식각사업 매년 30% 이상 성장

켐트로닉스는 화학과 전자 등 두 사업부를 통해 지난해 매출 2327억원, 영업이익 168억원을 올렸다. 올해는 3분기 누적 2267억원, 영업이익 198억원을 달성했다. 켐트로닉스는 최근 주당 현금 400원과 보통주 0.05주를 배당하겠다고 공시했다. 내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800억원과 4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최근 가파른 성장세는 식각 사업이 주도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전자제품이 가볍고 얇아지면서 식각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트렌드가 바뀌며 식각 수요가 생겼다”며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식각 매출이 30% 넘게 늘 것”으로 자신했다. 내년에는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글로벌 전자업체들이 ‘태블릿PC 대전’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켐트로닉스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무선충전기도 기대

켐트로닉스는 김 회장이 1983년 세운 화공약품 도매상으로 출발했다. 특정 물질을 녹이는 액체 상태의 화학물질인 ‘용제’사업으로 시작해 1997년 전자사업(터치집적회로)으로 넓혔다. 2007년에는 식각 사업에 뛰어들어 화학사업을 강화했고, 올해는 전자파를 차단하는 무선충전기 소재(EMC) 사업을 시작했다.

김 회장은 “서로 다른 두 사업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회사를 지탱해준 덕분에 올해 창업 30주년 기념식을 열 수 있었다”며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내놓은 신제품(EMC)에 기대가 크다고 했다. 내년부터 무선충전기가 전자제품과 ‘한 묶음(번들)’으로 판매될 가능성이 높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김 회장은 30년간 사업을 하면서 숱한 고비를 넘긴 ‘오뚝이’ 기업인이다. 전자사업을 시작한 해에 외환위기(1997년 말)가 터져 기업이 부도 위기를 맞았다. 은행에서 현금 융통이 안 되자 한 대기업을 찾아가 “40만달러만 빌려 달라. 갚지 못하면 사업을 통째로 넘기겠다”고 제안해 돈을 빌리기도 했다. 김 회장은 “일단 살아남고 보니 주변에 있는 경쟁사들이 모두 문을 닫은 상태였다”며 “돈을 금방 갚고 재기할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식각 사업을 시작한 이듬해에는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말)가 터져 창업 이래 처음 적자(순손실)를 내기도 했다.

김 회장은 “지금은 엔화 차입금을 대부분 갚아 재무구조가 상당히 안정됐다”며 “임직원 자녀들도 일하고 싶어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회사를 키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성남=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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