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을 넘긴 철도노조의 불법파업에 민주노총이 제대로 가세하는 모양이다. 민주노총은 28일 총파업 결의와 함께 아예 반정부 전면전을 벌이겠다고 한다. 거대 정치노조의 거침없는 실력행사가 본격화된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한 치도 물러서서는 안 된다. 힘들지만 시민들도 참아내야 한다. 이번 정치파업에서 노조권력에 밀리면 공공개혁도, 건실한 노사협력 문화도, 경제성장도 더는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의 거대 노조들은 이미 권력 집단이다.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하고 지자체장으로 진출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매번 주요 정당들과 거래를 해왔고 직간접으로 정치권력을 휘둘러왔다. 그 핵심이 대기업과 공공노조다. 실체도 없는 민영화라는 정치적 깃발로 정치파업 중인 철도노조가 바로 대기업노조이면서 공공노조인 교집합이다. 조합원 4만5000명의 현대자동차 노조만 해도 예산이 200억원에 달한다. 철도노조도 조합원이 2만1000여명이다. 인구 3만명 확보가 군정(郡政)의 지상과제인 다수 지자체들과 비교해봐도 얼마나 큰 조직인지 알 수 있다. 이런 노조의 지도부들은 파업과 표를 무기로 국회나 정치를 조종해 왔다.

민주노총이 정권 퇴진까지 언급하며 토요일 총파업을 예고한 것도 그렇다. 형식은 파업을 내걸었지만 불법성을 피해가며 실제로는 휴일 가투로 정부를 한껏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통합진보당과 정의당은 그렇다 치자. 민주당이 노조권력의 불법파업, 정치투쟁을 감싸려 달려가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2003년 6월 말 철도노조의 불법파업을 맹비판하며 조기 해산시켰던 당사자가 민주당 정권이었다. 노조 전위대 역할은 당장 그만두기 바란다.

민주화 과정에서 기형적인 권력화의 길을 걸어온 노조 권력을 제자리에 돌려놓을 때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데 따른 고통은 감내할 수밖에 없다. 노조권력의 정상화 없이는 일자리도, 공공개혁도 모두 헛수고다. 어제 대통령이 “당장 어렵다고 원칙 없이 적당히 타협하고 넘어간다면 우리 경제, 사회의 미래는 없다”고 한 발언에 거듭 주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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