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고 싶은 디자인은 그대로…말 잘 듣는 주행성능 더해
[시승기] 외모보다 예뻐진 '주행 성능'…키우고 싶은 펫 신형 쏘울

[ 최유리 기자 ] 기아차의 쏘울은 내 차를 장만하려는 젊은 여성의 위시리스트에 빠지지 않는 모델이다. 박스카 특유의 깜찍한 디자인부터 구매욕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성능을 따지기도 전에 세련된 디자인에 끌린 여성들이 별 고민없이 애플의 맥북을 골라드는 것도 이와 비슷한 이치다.

5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된 2세대 쏘울도 보여주고 싶은 외모는 여전하다. 여기에 마음먹은 대로 달려주는 주행 성능을 더했다. 쏘울을 점찍고 디자인만 보고 섣불리 판단한 것 아니냐는 핀잔을 들을 걱정은 접어둬도 좋다.

외관 디자인에서 돋보이는 것은 단연 투톤 컬러다. 취향에 따라 자체와 천장 색깔을 다르게 선택할 수 있고 휠커버 색도 바꿀 수 있다. 같은 디자인의 옷을 골라도 남들과 다르게 코디하고 싶은 여성들에게 안성맞춤인 요소다.

잘생긴 외모만으론 갈대 같은 여심을 사로잡지 못하는 법. 이를 알아주는 듯 쏘울의 실내는 디자인과 실용성을 두루 갖췄다. 특히 화면 분할 기능이 있는 내비게이션이 맘에 쏙 든다. 한 화면에 다양한 정보를 한꺼번에 볼 수 있어 운전 중에 복잡하게 건드릴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처럼 터치스크린 방식을 채택해 드래그(끌기)로 쉽게 조작할 수도 있다.

본격적으로 도로에 들어서자 초식남 같은 온순한 차가 된다. 소극적이고 힘이 약하단 의미가 아니다. 1.6ℓ 직분사 엔진으로 최고 출력 132마력, 최대토크 16.4 kg·m의 힘을 내는 이 차는 운전자의 마음을 읽어주는 듯 원하는 대로 달린다.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시내 주행 구간에서도 마찬가지다. 핸들링은 민첩하고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의 반응 속도가 빨라 턱이 많고 군데군데 눈이 덮인 도로에서도 운전하기 편하다.

여성 운전자들이 속을 썩는 주차장에서 쏘울의 온순함은 더욱 돋보인다. 작은 체구와 높은 전고, 그닥 힘을 들일 필요가 없는 민첩한 핸들이 우선 주차를 쉽게 만들어 준다. 여기에 음성 안내에 따라 전·후진 및 브레이크를 조작하면 되는 '어드밴스드 주차조향 보조시스템'이 수고를 덜어준다.

다만 연비는 아쉬운 요소다. 1세대보다 100kg 무거워진 탓에 평균연비는 1km/ℓ 줄어든 11.6km/ℓ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출퇴근길에서 주로 주행해 계기판에는 9.3km/ℓ의 연비가 표시됐다. 성능 쪽을 보완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하지만 몸무게를 감량하는 대세를 거스른 것은 분명하다.

연비가 아쉽긴 해도 3박4일간 출퇴근길을 동행하며 정이 든 것은 사실이다. 보여주고 싶은 차에서 타면 탈수록 더 타고 싶은 차로 거듭났다. 마음을 알아주고 말 잘 듣는 이 차라면 한번 키워보고 싶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