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475명 계열사 임원 인사 내용 분석해보니..

'성공 DNA' 삼성전자, 사장 인사 이어 임원도 '승진 잔치'
삼성도 '女風'…여성 임원 승진 15명 사상 최다
"국적·인종 차별없다" 외국인 승진 임원 역대 최다
'공채 순혈주의는 잊어라'…현장 제조 인력 우대
'성별·공채·인종·국적 모두 잊어라'…삼성 임원 475명 승진 '메시지'

[ 김민성 기자 ] 삼성그룹이 사장단 인사에 이어 5일 오전 각 계열사별 '2014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부사장 51명 및 전무 93명, 상무 331명 등 총 승진 규모는 475명. 지난해보다 10명 줄었지만 승진 연한이 짧은 '발탁' 인사가 85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성과를 내는 임직원은 승진 연차나 연공서열에 상관없이 '초고속' 승진시키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했다.

여성 및 외국인 승진 임원 규모도 사상 최다를 기록, 성별·국적·인종을 떠나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인사 원칙을 재확인했다.

■ '성공 DNA' 삼성전자(67,800 0.00%), 사장 인사 이어 임원도 '승진 잔치'

삼성전자 신임 임원이 161명으로 34%를 차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신임 임원을 포함한 전체 승진자도 226명으로 47.5%에 달했다. 단일 계열사 임원 승진 비중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 제품 제조 영역인 세트 부문 발탁 승진도 35명으로 역시 사상 최다 인원을 자랑했다.

삼성이 그간 '성과주의'에 입각한 인사를 강조해온만큼 사상 최대 실적을 행진을 잇고 있는 삼성전자가 임원 승진 '잔치'를 벌인 셈이다.

삼성전자 내 대거 임원 승진은 이미 지난 2일 사장단 인사 결과 때부터 예견됐다.

8명의 신임 사장 승진자 중 5명이 삼성전자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갤럭시 스마트폰 등 IT무선(IM) 사업 부문을 앞세워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의 DNA를 각 계열사에 이식하라는 '특명'이 당시 사장 인사의 핵심 메시지였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기술력과 차별화된 마케팅을 바탕으로 높은 성과를 창출한 삼성전자에 역대 최대 규모의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면서 "지난 사장단인사에 이어 '성과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인사원칙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 삼성도 '女風'…여성 임원 승진 15명 사상 최다
사진=(왼쪽부터) 삼성카드 이인재 상무(전무 승진) 및 삼성전자 장세영 부장(상무 승진), 김희선 부장(상무 승진).

사진=(왼쪽부터) 삼성카드 이인재 상무(전무 승진) 및 삼성전자 장세영 부장(상무 승진), 김희선 부장(상무 승진).

여성 임원의 승진 약진도 두드러졌다. 여성 승진 임원은 모두 15명으로 어느해보다 많았다. 2011년 말 여성 승진자는 9명, 지난해에는 12명이었다.

15명 가운데 신임 승진이 14명이나 됐다. 이들 중 9명은 최근 부장으로 승진한지 1~2년만에 상무로 '초고속' 발탁 승진됐다.

새로운 여성 임원을 늘려 의사결정에 대한 성비 균형을 최대한 맞추고, 성별을 불문하고 성과와 능력에 따른 전략적 승진 인사 실시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성으로서 유일하게 전무로 승진한 삼성카드(33,700 0.00%) 이인재 상무가 대표적이다. 루센트(Lucent)사 출신인 이 신임 전무는 정보·통신(IT)시스템 전문가로 IT혁신을 통해 삼성카드 IT시스템 선진화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년만에 상무로 발탁된 삼성전자 장세영 부장은 무선 하드웨어 개발 전문가로 갤럭시S4, 갤럭시노트3 배터리 수명향상 설계를 주도, 제품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경영 출범 초기(1992~1994년) 대졸 공채로 입사한 삼성전자 여성 인력 4명도 임원 자리에 올랐다.

■ "국적·인종 차별없다" 외국인 승진 임원 역대 최다

사진= 삼성전자 부사장으로 승진한 왕 통 전무.

사진= 삼성전자 부사장으로 승진한 왕 통 전무.

외국인 승진 임원도 12명을 기록했다. 2011년 8명, 지난해에는 10명으로 2년새 4명 늘어난 역대 최다 규모다.

특히 삼성전자 왕통 전무가 지난해 미국 팀 백스터 부사장에 이어 두번째로 본사 부사장 자리에 올라 주목받았다.

왕 통 신임 부사장은 중국 신식사업부 출신의 통신 시스템 개발 전문가로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휴대전화 모델 22개를 적기에 개발한 공을 높이 평가받았다. 삼성전자 북경연구소장 겸 중국 휴대폰 영업담당을 맡고 있는 왕 통 전무는 앞으로도 전략시장인 중국 내 휴대폰 영업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현지법인 내 본사 임원 승진자도 11명에 달했다. 삼성전자 스페인법인 통신영업 가르시아 VP는 상무로 승진했다. 삼성전자가 스페인 내 휴대폰·스마트폰 시장 1위를 달성으로 브랜드 위상을 높인 기여를 인정받았다.

■ '공채 순혈주의는 잊어라'…현장 제조 인력 우대

승진 임원 중 경력 입사자 비율도 늘고 있다.

삼성그룹 공채가 아닌 외부에서 영입된 경력직 중 150명이 이번 임원 승진자에 이름을 올렸다. 2011년 120명이었던 경력직 승진은 지난해 141명으로 늘어난 바 있다.

'공채'로 대표되는 그룹 내 순혈주의를 타파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공채가 아니더라도 능력만 있다면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는 연구개발(120명), 영업마케팅(24명), 제조·기술(33명) 부문 임원 승진도 확대했다. 반면 관리직인 스태프 부문은 상대적으로 줄여 현장 중심의 인사기조를 이어갔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전통적인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외부 영입인력에 대해서도 공정한 기회를 부여했다"면서 "제조 및 생산, 개발을 담당하는 현장 인재를 임원으로 중용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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