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사모펀드 개편 방안

소액으로도 투자 길 열려
개인 직접투자는 10억→5억…금융대기업, 복수 설립 허용
개인의 사모투자전문회사(PEF) 최소 직접 투자금액이 현행 10억원에서 5억원으로 낮아진다. 소액 투자자를 위해서는 사모펀드에 재투자할 수 있는 공모펀드를 도입한다. 금융을 주력으로 하는 대기업 집단의 PEF 추가 설립이 가능하도록 공정거래법상 의결권 행사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금융위원회는 4일 PEF 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 같은 개편 방안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이달 중 공청회 등을 거쳐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마련해 내년 1분기 안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개인도 공모펀드 통해 PEF 투자 가능

개편안은 일반사모펀드, 헤지펀드, PEF, 기업재무안정PEF 등으로 복잡했던 사모펀드 유형을 전문투자형(헤지펀드)과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로 통합, 단순화했다. 이에 따라 개인 투자액에 제한이 없었던 일반 사모펀드는 모집할 수 없게 된다.

대신 공모형 재간접펀드를 도입해 개인들의 소액 사모펀드 투자수요를 흡수할 수 있도록 했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개인과 법인이 PEF에 직접 투자할 때 최소 투자한도도 각각 10억원과 20억원에서 5억원으로 낮춰 고액 자산가와 법인들의 투자를 유도하기로 했다.

개인도 공모펀드 통해 PEF 투자 가능

개편안은 또 사모펀드 운용업자의 진입, 사모펀드의 설립 운용 판매에 이르는 규제를 크게 완화했다. 공모는 물론 사모펀드 운용업자와 헤지펀드 운용업자 모두 인가를 받아야 했으나, 앞으로는 등록만으로 영업이 가능하도록 고치기로 했다. 펀드 설립도 사전등록 의무를 지우던 것을 14일 이내 사후보고로 바꾼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펀드는 시정명령 업무정지 등의 조치와 벌칙을 부과하는 등 제재장치를 마련한다.

금융위는 금융 주력 대기업집단이 기업 인수목적의 PEF 설립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관련 법규를 고치기로 했다.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한 금융그룹은 비금융 계열사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돼 있다. 비금융 회사를 PEF가 인수해 봐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으니 금융 주력그룹들로서는 PEF 설립 실익이 많지 않다. 미래에셋 한국금융지주 농협 교보 등 4곳이 여기에 해당된다. 미래에셋은 이미 PEF를 설립했으나 2010년 4월 대기업집단에 포함되면서 PEF 추가 설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협은행도 대기업집단에 지정되기 전 PEF를 설립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산분리 원칙은 산업자본의 금융 지배를 제한하는 게 근본 취지”라며 “산업자본으로 보기 어려운 금융주력그룹에 PEF 설립 장애물을 그대로 두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금융 주력그룹엔 예외를 인정키로 하고 이미 공정거래위원회와 관계부처 협의에 들어갔다.

이 밖에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는 순자산의 400% 내, 경영참여형은 50% 내에서 증권과 파생상품, 부동산 투자, 채무보증 등을 할 수 있도록 운용규제를 완화한다.

서태종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고령화와 저성장·저금리 지속으로 더 높은 수익을 바라는 투자수요가 사모펀드에 몰릴 수 있고 자본시장 역동성 제고도 필요해 관련 규제를 대폭 풀게 됐다”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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