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트라이 터보 달고 나온 'M550d' X드라이브…"넌 감성적인 파이터야!"
지난 9월 출시된 BMW 뉴 5시리즈의 특징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이다. 베스트셀링카 '520d'를 비롯해 고성능 모델까지 총 9종류가 출시됐다. 라인업이 확대되면서 네 바퀴 굴림 방식의 'M550d X드라이브'도 국내에 첫 선을 보였다.

첫 글자 'M'에서 알 수 있듯 M550d는 스포츠 성능을 극대화한 'M 퍼포먼스'에 속한다. 이름부터 '한 가닥 하는 차'라고 내세운 이 모델의 성능이 궁금했다. 6일 경상남도 남해군 사우스케이프 오너스 클럽을 출발해 창선도 해안도로를 도는 37km 구간에서 M550d를 시승해봤다.

외형에선 다른 5시리즈와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 엠블럼을 보기 전까진 말이다. 좀 더 스포티한 인상을 주기 위해 20인치 M 전용 알로이휠을 적용한 정도다.

가속 패달에 살짝 무게를 실었을 때 역시 약간 실망스러웠다. 힘은 느껴지지만 반응이 살짝 느렸기 때문이다. 물론 답답할 정도로 순발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순간적인 초반 가속력을 뽐내는 스포츠카의 느낌은 아니라는 얘기다.

M550d가 제 실력을 발휘한 건 속도를 조금 높였을 때다. 주춤거림 없이 꾸준하게 속도가 올라간다. 저속 구간에서도 토크 힘이 좋아 고급 세단을 탄 것처럼 편안하다. 힘이 넘치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이유다.

힘의 비결은 3.0ℓ 디젤 엔진에 적용된 '트라이 터보' 시스템에 있다. 엔진에서 나오는 배기가스 압력으로 압축기(터보)를 돌려 출력을 높인 터보 차처 3개를 장착했다는 의미다. 기존 고성능 디젤 엔진에는 터보 차처가 두개 달린 트윈 터보가 일반적이었으나 한 걸음 더 나간 것. 덕분에 최고출력 381마력에 최대토크 75.5kg·m의 힘을 뽐낸다.

구불구불한 해안도로를 공략하는 데도 무리가 없다. 앞뒤 차축 사이의 구동력을 전자 제어식으로 배분해 노면을 움켜쥔 듯한 접지력과 방향 안정성을 높인 4륜 구동 덕을 봤다. 시트 등받이 양쪽에 두툼한 서포트는 몸이 쏠리지 않고 안정된 자세를 유지해준다.

디젤 엔진을 달아 성능 대비 연비는 꽤 괜찮은 수준이다. M550d의 공인 연비는 11.7km/ℓ. 물론 성능을 만끽할 경우 연비는 이를 한참 밑돈다.

M550d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감성적인 파이터'다. 넉넉한 힘을 가졌지만, 그 힘으로 윽박지르지는 않는다. 탄탄한 달리기 실력을 가졌지만 운전의 재미만을 강조해 승차감을 포기하진 않았다. 감성과 파이터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조합이 M550d의 타이틀로 적합한 이유다.

남해=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