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조연설 / 창조형 인재 어떻게 키우나

유대인 특유의 토론문화가 혁신의 원동력
창업 실패해도 재기 응원하는 분위기 중요
< “도전 독려하는 사회로” > 에후드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는 6일 글로벌 인재포럼 기조연설에서 “창조적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실패를 존중하고 도전을 독려하는 ‘열린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게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 “도전 독려하는 사회로” > 에후드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는 6일 글로벌 인재포럼 기조연설에서 “창조적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실패를 존중하고 도전을 독려하는 ‘열린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게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세계는 전문가 시대로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 천연자원 중심의 산업시대에서 교육·창조력·인재의 힘에 의존하는 경제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죠.”

에후드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는 6일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개막식에 기조연설자로 참석, “한국이나 이스라엘처럼 자원이 부족한 나라는 창조적 인재를 키우는 데 더욱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바라크 전 총리는 ‘창조적 인재 어떻게 키우나’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창조적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열린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라며 “젊은 인재들이 자유롭게 기업가정신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실패를 용인하고 도전을 독려하는 문화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공스토리 만들어야

바라크 전 총리는 “이스라엘이 창업국가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사회적으로 창업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창업에 실패했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응원하는 문화는 또 다른 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페이스북 같은 성공스토리가 몇 개만 나오면 사회 분위기는 확 바뀔 것”이라며 “창업을 하려는 젊은이들의 도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대인 특유의 토론문화는 창조적 인재 양성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 나이와 지위를 떠나 자유롭게 토론하는 열린사회 분위기 속에서 도전과 실패가 이어지고, 고정관념을 깨는 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바라크 전 총리는 “이스라엘 최초의 여성 수반이었던 골다 메이어는 ‘이스라엘에는 700만명의 총리가 살고 있다’는 농담 섞인 불만을 토로하곤 했다”며 “두 명만 모여도 3개의 의견이 나오는 게 이스라엘의 국민성”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술 발전에도 평등주의가 중요하다”며 “조직의 위계질서도 중요하지만 일단 회의실에 들어가면 말단 사원부터 사장까지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는 이스라엘 기업문화가 창의성의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군대 인재양성의 장으로

바라크 전 총리는 인재들이 활발한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도운 정부의 노력도 소개했다. 이스라엘은 1993년 스타트업(초기 기업)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모태펀드인 ‘요즈마펀드’를 출범시켰다. 요즈마펀드는 인구 770만여명인 이스라엘에 4800여개 스타트업이 탄생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조경제’를 내세우는 박근혜 정부의 ‘성장사다리펀드’도 이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특히 요즈마펀드의 핵심으로 ‘스타트업-벤처캐피털(VC)-투자은행’을 잇는 삼각 구조의 투자 형태를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나서서 자금이 필요한 스타트업을 미국 VC에 연결시키는 중개역할을 했고, 매칭펀드 형태로 투자은행을 참여시켜 트라이앵글(삼각형) 형태의 투자를 완성시켰다”며 “이를 통해 스타트업은 기술 개발에 매진했고 VC와 투자은행도 안정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이 인재를 양성하는 곳은 군대다. 이스라엘 국민은 남녀 모두 17세부터 군에 입대해 2~3년간 복무하면서 직업훈련과 연계된 과학·기술 분야 과제를 수행한다. 이 중 상위 40~50명의 고교생은 탈피오트(Talpiot)라는 엘리트 기술양성 프로그램에서 6년간 다양한 기술연구를 하게 된다. 바라크 전 총리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엘리트 교육이 군에서 이뤄졌고 이들은 전역 후 벤처기업가 등으로 변신해 이스라엘 경제에 활력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군대는 거주지와 떨어진 곳에서 현실생활과 동떨어진 훈련을 하는 것으로 안다”며 “젊은 시절 2년은 긴 시간이다. 군대가 인재를 양성하는 장소가 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란/김동현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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