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이달부터 미국 시장에 소형 다목적 승용차 쏘울의 새 모델 '올뉴 쏘울'을 내놨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시내 그레이브스 호텔에서 출발해 미시시피 강변 마을 와바샤까지 왕복 280㎞를 달려본 2014년형 '올뉴 쏘울'은 기존 모델과 같은 듯하면서 많이 달랐다.

이른 아침 호텔 현관 앞에 줄지어 선 2014년형 '올뉴 쏘울'의 겉모습은 마치 흑백 사진 속 천연색 피사체처럼 돋보였다.

진한 노랑, 불타는 빨강, 개성 넘치는 겨자색, 우아한 연보라색 등은 아직 잠에서 덜 깨어난 회색 도심에 경보라도 울리는 듯했다.

입체감과 풍만함이 넘치는 전체적인 윤곽은 기존 모델과 흡사했다.

하지만 K9, K7, K5, 그리고 포르테로 이어지는 기아차 패밀리룩에 합류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찢어진 눈 형상의 헤드램프는 더 다부지고 단단해진 느낌이었다.

수직형 리어 콤비 램프가 장착된 테일 게이트 부분은 훨씬 세련된 모습으로 바뀌었다.

내부는 더 많이 변했다.

스티어링 핸들이 눈에 작다.

손이 작은 여성도 쉽게 조작할 수 있게 한 배려다.

스티어링 핸들 왼쪽과 오른쪽 손잡이 부분에 컨트롤 버튼이 빼곡히 배치되어 있다.

핸들을 잡은 채 모든 기기를 조작할 수 있다.

시원한 8인치 모니터가 시선을 끌었다.

이 모니터를 통해 내비게이션, 후방 카메라, 오토 에어컨디셔너, 오디오 패키지를 포함한 멀티미디어 콘텐츠 등을 가동할 수 있다.

모니터는 화면이 둘로 분할되는 기능까지 갖췄다.

내장재가 고급스러워진 것도 주요 변화의 하나다.

가죽 질감의 고급 소재가 많아지고 손잡이도 크롬 도금을 해 '싸구려'라는 인상을 풍길 수 있었던 구형과 아주 달랐다.

파노라마 선루프, 운전석과 보조석에 장착된 히팅과 쿨링 기능, 전동식 사이드미러, 스마트 스타트 버튼 등 고급 중, 대형 승용차 못지않은 편의 사양에다 오르막 경사에서 밀림 방지 기능과 ABS, 사방 에어백 등 안전장치도 더했다.

운전석과 조수석, 뒷좌석에 차례로 앉아보니 뜻밖에 넉넉하다.

덩치를 키운 덕이다.

길이, 너비 모두 늘렸다.

다만 키를 약간 낮춰서 주행 안정성을 확보했다.

스마트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엔진 소리가 전보다 확연하게 줄어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방음에 더 신경을 쓴 것이다.

도심 구간을 달려보니 날렵한 주행성이 마음에 들었다.

빠르고 부드럽게 도로를 차고 나가는 역동성이 20대 운전자라면 더 좋아할 듯싶었다.

시리우스 위성 라디오를 틀어 일부러 비트가 강한 90년대 팝을 선택해 들어봤다.

음악 소리에 맞춰 앞문에 설치한 인피티니 스피커가 진동을 그대로 전달했다.

조명이 음악 소리에 맞춰 바뀌는 것도 신기했다.

미시시피 강을 끼고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더니 우∼웅 하는 엔진 출력 높이는 소리가 다소 거슬렸다.

넓어진 휠베이스와 낮아진 차체 때문인지 승차감은 한결 편해졌다.

그러나 음악을 좋아하고 스포츠를 즐기면서 고만고만한 디자인의 승용차는 지루해서 타기 싫다면 '올뉴 쏘울'은 딱 맞는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성이 넘치면서도 운전하기 편하고 제법 고급스러운 내장에 주행 성능도 중형차에 떨어지지 않으면서 가격도 적당하니 말이다.

달리는 중이나 휴게소에서 쉬는 도중에 '올뉴 쏘울'은 참 많은 시선을 받았다.

(미니애폴리스<미국 미네소타주>연합뉴스) 권훈 특파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