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점포] 젊은 층 겨냥한 세련된 족발 카페…샐러드·소스에 반해 여성고객이 60%
시니어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족발에 대한 수요층이 넓어지고 있다. 족발전문점들이 전통시장을 벗어나 길거리 상점가에도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다. 족발집이 늘어나는 원인은 젊은이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족발 메뉴의 개발과 깔끔한 인테리어, 여성 고객 증가 등을 꼽을 수 있다. 족발에는 피부에 좋은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많이 함유돼 있다는 보도를 미디어를 통해 접하면서 여성 고객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있는 족발전문점 ‘천하제일왕족발’은 매일 족발을 삶아서 그날 모두 판매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차갑고 쫄깃하게 먹는 기존 족발과는 달리 따뜻하게 데워 먹기 때문에 ‘온족발’이라고 부른다. 온족발은 안쪽 살은 부드럽고 껍질은 쫄깃해 차가운 족발보다 식감이 좋게 느껴지고 소화가 잘 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점포를 운영하는 차준원 점장(33·사진)은 최근 족발전문점들이 늘어나는 이유로 운영의 편리함을 들었다.

그는 “족발전문점은 메뉴가 단순하고 밑반찬도 간단해 주방의 노동량이 적은 것이 특징”이라며 “단품 메뉴는 홀 관리도 간단해 서빙 인원이 기존 식당에 비해 절반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 점포에서는 상추와 마늘, 쌈장, 새우젓에 쌈을 싸먹는 기존 전통적인 족발 외에도 신세대들의 취향에 맞는 샐러드를 추가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샐러드는 양상추, 빨간 양배추, 당근 등을 아주 얇게 채를 썬 자체적으로 개발한 소스를 뿌려 내어놓는데 족발과 함께 먹으면 궁합이 잘 맞는다. 또 마늘소스를 얹은 ‘마늘족발’, 깻잎 양념을 얹은 ‘깻잎불족발’, 골뱅이소면과 족발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골뱅이왕족발’ 등은 이 점포가 자랑하는 메뉴다.

이 점포가 단골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선보인 것이 ‘불족발 메뉴’다. 매운 맛은 식욕을 돋우고 스트레스를 풀어줄 뿐만 아니라 매운 맛 자체로도 중독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점포의 불족발은 단순히 맵기만 한 맛이 아니라 매우면서도 달콤한 맛이 난다는 것이 특징이다. 맛을 차별화한 것이다. 고추장과 허브로 만든 매콤달콤한 소스는 이 점포만의 노하우다. 불족발은 잡내를 없애고 맛을 더 향상시키기 위해 두 번 구워내는 조리법을 사용한다. 한 번 불에 족발을 구워낸 후 다시 소스를 발라 구워내면 고소한 맛과 매콤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불맛이 난다고 해서 불족발이다.

생활 수준이 비교적 높은 분당신도시 정자동의 카페거리에 있는 이 점포는 여성 고객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여성과 남성 고객 비율이 6 대 4를 이룬다. 이처럼 여성 고객이 많은 데는 매장 분위기가 카페 같은 느낌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차 점장은 “매장 콘셉트를 족발카페로 잡고 전통시장의 족발집 분위기와 완전히 차별화했다”고 말했다. 흡연석을 따로 만든 것도 여성 고객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점포의 규모는 145㎡(약 44평)로 4인 테이블 18개를 두었다. 하루 평균 매출은 280만원이며, 한 달 순이익은 3100만원에 이른다. (031)716-0078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