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 쇼케이스, 기다림의 끝이 보인다

온라인 쇼케이스 화면" /><설국열차> 온라인 쇼케이스 화면

봉준호 감독이 처음 <설국열차>를 구상한 지 10년 가까이 지났다. 영화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팬이라면, 그 제목을 들어온 시간만 해도 대략 7~8년. 드디어 8월 1일로 개봉 날짜가 확정됐으니, 이제 기다림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긴 시간을 기다려준 팬들을 위한 선물일까. 영화 <설국열차> 온라인 쇼케이스가 4일 오후 9시 네이버를 통해 글로벌 생중계됐다.

이날 쇼케이스에는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고아성이 참석했다. 한 시간여 진행된 쇼케이스에서는 이날 <설국열차> 예고편을 비롯해 촬영 현장에서 찍은 스틸 사진, 영화에 함께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들의 축하 영상이 공개됐다.

스태프와 배우들이 함께 모여 고사를 지내는 사진들이 이색적이었다. 고사에 익숙치 않은 외국인들을 배려해서 진짜 돼지머리 대신 아이패드에 사진을 띄워 올린 재치가 돋보였다. 봉준호 감독은 “외국배우들이 고사를 신기해하더라. 존 허트는 심지어 눈물까지 보여 그럴 것까지야 있나 싶기도 했다”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 밖에 고아성 송강호가 한국의 지인들과 영상통화하는 모습, 촬영 전에 만들었던 스토리보드, 봉 감독이 직접 그린 기차 설계도 등이 공개됐다. 특히 스토리보드는 다양한 국적을 가진 배우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전 영화들보다 훨씬 세심하게 만들어야 했다고 한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이 직접 말하는 촬영 뒷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설국열차>의 핵심 키워드 두 가지로 기차와 혹한을 꼽은 봉 감독은 극도의 추위를 표현하기 위해 눈 덮인 산에 올라가서 촬영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 초반, 관객들도 엄청난 추위를 느낄 수밖에 없을 장면이 등장한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살인의 추억>, <괴물>에 이어 봉 감독과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추게 된 송강호는 심적 부담감이 컸다고 한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확하게 짜여진 시스템에서 촬영하다 보니 집중은 잘 됐지만, 쉴 틈이 없었다. 그래서 혹시 아프거나 다칠까봐 걱정이라고 했던 이병헌의 말에 공감이 갔다”고 말했다. <괴물>을 촬영할 때 오랜 시간 동굴에 갇혀 있어야 했던 고아성은 이번 작품에서도 기차 안에서만 촬영을 해야 했다. “몰라보게 예뻐졌다”는 말에 고아성은 “봉준호 감독님이 처음 제의하셨을 때 ‘또 얼굴에 검댕이를 묻혀야겠구나’ 생각했다”며 재치있게 답변했다.

존 허트, 크리스 에반스, 틸다 스윈튼, 옥타비아 스펜서 등 <설국열차> 주연배우들은 비록 이날 쇼케이스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영상으로나마 인사를 전했다. 봉준호 감독의 전작을 언급하거나 송강호, 고아성의 안부를 묻는 이들의 모습에서 끈끈했던 촬영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크리스 에반스와 틸다 스윈튼은 “행사에 참석하지 못해 아쉽다”며 “조만간 한국에서 보자”는 말을 남겨 여운을 남겼다. 이 말은 <설국열차> 개봉 일정에 맞춰 내한할 것을 암시하고 있어 직접 만나길 고대해온 팬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것이다.

이번 <설국열차> 쇼케이스는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온라인을 통해 감독, 배우들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실제로 너무나 오랜 시간 기다려 온 팬들 입장에서 이번 쇼케이스는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 첫 시도치고 행사의 진행도 매끄러웠다. 하지만 온라인의 특성을 적극 활용해 좀 더 참신하게 쇼케이스를 구성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글. 기명균 kikiki@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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