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경 보도 ‘위기의 빅 브러더 감사원’에서도 드러났듯이 감사원의 권한과 역할에 일대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치 바람에 따라 감사결과가 춤을 추고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면서도 정작 견제는 거의 안 받는 지금 같은 구조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아우성들이다. 정권 코드에 맞춘 감사라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지만 감사원 기능의 획기적인 축소 조정도 이제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양건 원장 사퇴의 계기가 됐던 4대강 사업만 해도 그렇다. 모두 세 차례 감사결과가 발표됐는데 그때마다 감사 방향성이 달라졌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1월에는 법적 절차 이행 등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 후인 올해 1월에는 설계부터 관리까지 곳곳에서 부실이 확인됐다고 입장을 바꿨다. 지난 7월 감사에서는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설계된 오류가 있다고까지 입장이 달라졌다. 정치적 의도가 읽히면서 감사결과를 믿을 수 없게 된 것은 당연하다.

감사원법에는 권한 범위에 대한 구체적 조항조차 없다. 직무감찰 규칙이 ‘국가기밀,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사항, 고도의 통치행위, 정부의 중요 정책 결정, 준사법적 행위는 감사대상이 아니다’고 정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중요 정책 사업인 4대강 사업은 이미 누차에 걸쳐 감사를 받았다. 정책감사는 정권 입맛에 맞는 결과로 흘러가기도 쉽다.

감사방법에 대한 이렇다 할 내부원칙이나 통제 장치부터가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금융회사까지 감사대상으로 삼으면서 마찰을 빚고 있다. 하지만 감사원을 감사하는 기관은 없다. 국회에 업무보고를 한다지만 한계가 분명하다. 방만한 예산도 당연히 논란거리다. 국정원도 아닌 감사원에 특수활동비가 왜 필요한지도 궁금하다. 사용 내역도 공개되지 않는다. 무차별 감사의 결과는 공공기관은 물론 금융회사와 일반기업의 감사자리까지 꿰차는 최근의 성과로 연결된다.

감사원 출신을 모셔가는 소위 전관예우는 감사원 권력의 부패와 정비례할 것이다. 중립성도 그렇지만 과도한 권한을 통제하기 위한 장치가 지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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