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셜커머스 1위 그루폰, 유독 한국에서 약한 이유는?

미국 소셜커머스 업계 1위 기업인 그루폰이 한국 시장에서는 방문자수가 대폭 줄어들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지화 전략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루폰코리아의 순방문자(UV) 수는 2011년 800만 명 수준에서 최근 200만 명대까지 급감했다. 국내 진출 2년 6개월 만에 4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거래액 기준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쿠팡이 900만 명 수준을 2년 이상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시장 형성 3년째 접어들고 있는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쿠팡, 티켓몬스터(티몬)와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했던 그루폰코리아는 지난해 로켓인터넷과 계약 관계가 종료되면서 대표였던 황희승 씨가 함께 물러났다.

그루폰의 한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던 벤처 인큐베이팅 회사인 로켓인터넷이 그루폰의 지분을 정리하고 경영권에 손을 떼기로 결정하자 국내 사업은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초기 시장 진입에 큰 역할을 했던 황 대표 외에도 국내 핵심 임원들이 모두 함께 자리를 떠났다.

그루폰코리아의 부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계기는 그루폰의 글로벌 전략인 로컬 상품 중심의 사업을 고수하면서부터다. 업계에선 배송 상품 문화 중심의 한국에서 그루폰의 전략이 통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로컬 상품이란 음식점 박물관 전시회 처럼 소비자가 직접 외부로 나가 해당 상품을 소비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배송 상품이란 일반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것과 같이 집에서 고객이 주문한 제품을 받아볼 수 있는 것을 말한다.

3년 전 로컬 상품에 치중하던 미국형 모델을 국내에 소개하며 유통업계의 '반짝 스타'로 떠오른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이미 배송 상품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바꾼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소셜커머스 시장의 흐름은 로컬 상품에서 배송 상품으로 넘어 온 상태"라며 "미국에서 통했던 그루폰의 로컬 상품 중심의 사업 전략이 한국에서는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형성 초기 그루폰과 함께 로컬 상품 중심의 전략을 짰던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 역시 지난해 말부터 배송 상품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바꿨다.

사업 파트너들과의 계약 문제도 그루폰코리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선 제품을 고정적으로 지원해줄 수 있는 협력사(벤더)들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이 필수적이다.

이미 대다수 벤더들은 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는 쿠팡 및 티몬과 거래가 활발한 상태로 굳이 그루폰코리아와 새로운 계약을 맺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루폰코리아가 로컬 사업 전략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상품 공급 파트너들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며 "이미 업체들과 원활한 관계를 맺고 있는 벤더들이 그루폰코리아와 협력하는 모험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그루폰코리아가 홈쇼핑 사업을 하고 있는 CJ오쇼핑의 소셜커머스 채널 CJ오클락에도 곧 추월 당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올 정도다.

그루폰코리아는 2011년 나스닥에 상장한 본사 그루폰으로부터 안정적으로 투자를 받고 있는 만큼 다른 소셜 업체들과는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겠다는 입장이다.

그루폰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로컬 상품과 배송 상품의 비율은 50대 50 수준으로 로컬 상품에만 치중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다른 업체들과 달리 본사로부터 안정된 투자를 받고 있는 상황으로 장기적으로는 그루폰이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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