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최대 규모인 700만kW 비상수급대책 시행…"국민 절전 동참 필요"

설비용량 100만㎾급 원전 한빛 6호기의 고장으로 전력 공급능력이 저하된 가운데 무더위로 냉방수요가 급증하며 심각한 전력난이 이어지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22일 오후 1시 37분 순간 예비전력 350만kW가 붕괴돼 전력수급경보 2단계인 '관심'(예비력 300만∼400만kW)을 발령했다.

올여름 들어 관심 경보가 발령된 것은 6월 5일, 이달 9·21일에 이어 네 번째다.

오전 11시 7분 순간 예비력이 450만kW 밑으로 떨어져 1단계 '준비' 경보가 발령된 뒤 한동안 500만kW 안팎으로 정상을 유지하다 오후 들어 냉방기기 가동이 집중되면서 수급 상태가 악화됐다.

전날에는 오후 1시 33분 준비 경보가 발령된 뒤 오후 2시 44분께 한빛 6호기가 고장으로 돌발 정지, 공급력 100만kW가 빠지면서 오후 3시 28분 결국 관심 단계로 올라갔다.

수급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자 전력당국은 절전규제(280만kW), 산업체 조업조정(135만kW), 주간예고(100만kW), 전압하향조정(70만kW), 민간 자가발전기 가동(43만kW) 등 가용한 비상수급대책을 총동원해 702만kW의 전력을 확보한 상태다.

올여름 들어 700만kW가 넘는 비상대책을 시행한 것은 처음이다.

최악의 전력난이 예고된 지난 12일에 기록한 666만kW을 넘어선 것이다.

전력당국은 이와 함께 수요관리를 책임진 한국전력에 고객사를 대상으로 절전 활동을 강화해줄 것을 긴급 요청했다.

오후 2시 10분 현재 공급능력 7천763만kW에 수요가 7천370만kW까지 치솟아 예비력이 390만kW(예비율 5.03%) 안팎에 불과한 상태다.

전날처럼 100만kW급 발전기가 한 대라도 더 고장을 일으킬 경우 예비력 300만kW가 붕괴돼 수급경보가 3단계인 '주의'(예비력 200만∼300만kW)로 상향될 수 있다.

전력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올여름 들어 최대 규모의 비상수급대책을 시행했음에도 예비력 400만kW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지난주처럼 산업계와 일반 국민의 절전 노력을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한빛 6호기 고장과 관련해 "오늘 오후에는 정확한 고장 원인과 복구, 재가동 시점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전력당국은 이날 밤부터 전국적으로 비가 내려 폭염의 기세가 한풀 꺾이면 냉방수요가 줄어 전력수급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전성훈 기자 oakchul@yna.co.krlu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