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세무조사 무마사건의 중심으로 지목된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 대한 검찰소환 조사가 임박했다. 향후 검찰 조사결과에 따라 국세청 개청 이래 사상 최대 규모의 세무비리 사건 전모가 밝혀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31일 검찰에 따르면 CJ그룹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는 뇌물 수수혐의를 받고 있는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 소환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석시점은 오는 8월1일 오전으로, 검찰은 출석요구 불응에 대비해 법원으로부터 전 씨에 대한 체포영장도 발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 전 청장은 국세청장 취임 직후 시점인 지난 2006년 7월경 CJ그룹으로부터 30만 달러와 수천만원 상당의 고가의 명품 시계 등 청탁성 뇌물을 받고 당시 서울국세청 조사4국에서 진행한 세무조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CJ그룹 측으로부터 30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은 이미 해당 사건으로 구속된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의 증언에 의한 것이어서, 검찰의 수사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 씨는 해당 의혹이 불거진 직후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지만, 검찰은 지난 30일 전 씨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 컴퓨터 하드디스크, 개인 문서 등 관련 자료를 일체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이른바 '4자 회동'(이재현 회장, 신동기 CJ글로벌홀딩스 부사장, 전군표 전 청장, 허병익 전 차장)의 진위여부와 이에 따른 세무조사 무마 여부 등 그동안 제기된 의혹 전반을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이날 회동과 세무조사 무마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국세청은 1966년 개청 이래 최대 세무비리 스캔들에 휩싸일 전망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정황상 정치계를 뒤흔들었던 과거 세풍(稅風)사건 이상의 파급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검찰은 당초 국세청이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주식변동거래와 관련 3560억원 상당의 세금추징을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전 씨 등 당시 국세청 수뇌부가 영향력을 행사해 제대로 과세하지 않았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전 씨는 물론 현재 국세청 내부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최근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CJ그룹 측이 당시 조사국 관리자로 근무했던 현직 지방청장에게도 로비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한편 일각에선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상황에 의문을 표하는 시각도 있다.

현재까지 외부에 알려진 세무비리 내용들은 대체로 신동기 부사장 등 구속된 CJ그룹 인사들의 증언으로 나오는 상황인데, 이는 CJ그룹 측이 최근 비자금 조성혐의로 구속된 이재현 회장을 보호하기 위한 '플리바게닝(양형거래)'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CJ그룹 입장에선 로비를 자백하더라도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받을 확률이 낮고, 이를 통해 이 회장에 대한 검찰의 '선처'도 노릴 수 있는 카드였을 것이란 추측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건의 전말은 전 씨 수사결과를 토대로 대체적인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 씨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할 경우 후속 소송 등 예상외의 '장기전'이 될 가능성도 상당히 높은 상황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세청은 이번 사건이 '과거의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현직 고위직이 개입된 정황에 대해선 극구 부인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현직 지방청장이 이번 사건에 개입됐는지 여부는 아직 확정된 사실이 아닌 의혹과 추측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조세일보 / 유엄식 기자 usyoo@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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