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판공비로 일부 썼다"…'자술서' 확보


검찰이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 중인 'CJ그룹 세무조사 무마 의혹'에 중심에 있는 전군표 전 국세청장이 당초 "억울하다"는 해명과 달리 검찰 조사과정에서 일부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1일 검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날 조사과정에서 전 전 국세청장은 "허병익 전 차장으로부터 받은 30만 달러 일부를 인사치레로 알고 받았고, 주로 판공비로 썼다"는 요지의 자술서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 전 국세청장은 30만 달러를 전액 받은 것은 아니며, 금품수수 목적도 CJ측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관계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초 혐의 자체를 완강히 부인했던 모습과 달리, 이날 실제 조사과정에서 뇌물수수 혐의를 일부 시인함에 따라 향후 수사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전 전 국세청장이 "검찰 조사과정에서 소상히 밝히겠다"며 오늘 오전까지 혐의를 부인한 뉘앙스를 취하다가 이날 실제 조사과정에서 일부 혐의를 인정한 배경은 이미 뇌물 수수혐의로 구속된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과의 대질심문 등에 따른 심적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허 전 차장은 구속 직후 "2006년 7월 CJ측으로부터 청장 취임 축하금으로 받은 30만 달러를 모두 전 전 청장한테 건넸고, 고가의 시계 2개는 전 전 국세청장과 1개씩 나눠 가졌다"고 진술한 바 있다.


전 전 국세청장이 일부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CJ 세무비리 사건 조사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 전 국세청장의 자술서로 이른바 '4자 회동'(이재현 회장, 신동기 CJ글로벌홀딩스 부사장, 전 전 국세청장, 허 전 차장이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나 식사 후 고가 명품시계를 전달했다는 내용) 의혹이 일부 소명된 상황이어서 이번 사건의 핵심인 '3560억원의 세금추징 무마설'의 진위여부도 조만간 드러날 전망이다.


전 전 국세청장은 해당 내용을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 수사팀은 최근 서울국세청 조사4국으로부터 당시 CJ그룹 주식이동과정에 대한 세무조사 자료를 제출받아 관련 내용 분석을 끝마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세청은 CJ그룹 세무조사 과정이 적법한 처리절차를 거쳤고, 2009년 이재현 회장의 세금 자진납부 이후 검찰 미통보 이유도 내부 법리검토를 거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검찰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지우지 않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밤늦게까지 전 전 국세청장을 조사한 뒤, 자술서 및 기존 증거자료 등을 검토한 결과를 토대로 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전 전 국세청장이 이미 뇌물수수 혐의를 일부 시인한 상황을 감안,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국세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집행될 경우, 그는 2번째 구속영장이 집행되는 최초의 전직 국세청장이라는 '오명'을 안게 될 전망이다.


참고로 전 전 국세청장은 지난 2007년 11월,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으로부터 인사청탁 명목으로 미화 1만 달러 및 7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아 복역하다가 지난 2010년 7월 출소한 바 있다.


조세일보 / 유엄식 기자 usyoo@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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