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新한류문화 발전소 SM, K-pop 아이콘 글로벌 소녀시대의 꿈
[기획취재팀] 소녀시대는 대한민국을 넘어선 아시아의 원 톱 걸그룹이다.

2007년 즈음의 가요계에는 원더걸스를 제외하고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준 걸그룹이 없었다. 동방신기와 빅뱅을 필두로 슈퍼주니어, SS501 등의 보이그룹들이 강세를 펼쳤고 대중들에게 사랑 받았다. 이후로도 샤이니, 2pm, 비스트가 연이어 인기를 끌며 보이그룹의 층을 탄탄하게 굳혀갔으나 걸그룹은 여전히 약세였다.

그야말로 걸그룹의 기근이라고 봐도 좋을 시기였다. 적지 않은 수의 소녀들이 무대를 밟았지만 대부분이 빛을 보지 못한 채 그대로 스쳐 지나갔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오랜만에 걸그룹을 선보일 것이라는 소식에도 시큰둥했던 반응 역시 이러한 배경에서 기인했다. 비슷비슷한 콘셉트를 내세울 뿐인 걸그룹에 대한 기대치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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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의 데뷔는 걸그룹의 판도가 최악이던 시기, 대중의 수요도 없던 상태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모두가 부정적으로 예상하던 것에 비해 반응은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선배인 S.E.S와 밀크를 닮은 순수한 매력에 자로 잰 듯 정확하게 들어맞는 칼군무는 지금까지의 걸그룹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신선함을 대중들에게 어필했다. 거기에 탄탄한 보컬 라인까지 더해지면서 데뷔곡이자 첫 싱글인 ‘다시 만난 세계’로 데뷔 2달만에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후 ‘Kissing you’와 ‘소녀시대’를 통해 아홉 명의 소녀들은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매력을 구축해 갔다. 그와 함께 팬층도 차근차근 두터워졌다. 그리고 2009년 소녀시대는 운명의 곡인 ‘Gee’를 만나게 된다. 미니앨범 1집인 ‘Gee’의 유래 없는 흥행은 소녀시대를 단숨에 국민 걸그룹의 자리로 올려놓았다. 바야흐로 소녀시대의 개막이었다.

‘Gee’의 성공은 소녀시대와 SM엔터테인먼트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고, 이를 넘어 한국 아이돌계의 판도를 바꿔놓기에 이르렀다. 보이그룹 일색이던 가요계가 소녀시대의 활약을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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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이래 소녀시대가 보여준 활약은 한 그룹이 해낸 것이라기보다 이미 하나의 문화에 가깝다. 이들의 팬덤 규모와 음원 판매량은 수많은 걸그룹들 사이 가히 독보적이다. 걸그룹의 새로운 척도를 제시한 소녀시대는 이제 동방신기와 함께 ‘한류 끝판왕’으로 지칭될 만큼 세계적인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 가요 역사상 이와 같은 걸그룹이 존재한 적이 있었던가.

아홉 명의 소녀들은 어떠한 길을 거쳐 지금의 화려한 단상 위에 올랐을까. 걸그룹 역사를 새로이 쓴 소녀시대의 발자취를 살펴보자.

>> 아홉 소녀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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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의 그룹명은 ‘소녀들이 평정할 시대가 왔다’는 의미에서 기인한다. 다소 촌스럽게 느낄 수도 있는 이름이지만 그 뒤에는 소녀시대에 대한 프로듀서 이수만의 강한 자신감이 뒷받침되어 있다. 확실한 보컬도 그렇지만 노래 이상으로 신경을 쓰는 안무에서도 그 근거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멤버 수가 많아 댄서를 따로 쓰지 않는 소녀시대는 그만큼 일사불란한 군무를 자랑한다. 9명의 멤버가 유기적으로 배치를 바꾸는 모습을 보면 경이로움이 느껴질 정도다.

이는 특히 오랜 준비를 거친 데뷔곡 ‘다시 만난 세계’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얼핏 보기에는 크게 어려운 동작이 없어 보이지만 동작 하나하나가 커 체력이 많이 소모되는데다 단체 틈 사이로 나뉘는 작은 동작에서도 완벽하게 들어맞는 각도는 그야말로 혀를 내두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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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군무를 선보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멤버 한 명 한 명이 틀리지 않게 될 때까지는 물론, 개인의 안무 수준이 일정치를 넘을 때까지 연습을 반복해야 한다. 통일된 안무에서는 한 두 명만 자세가 흐트러져도 무대가 지저분하고 지루해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연습생 당시 멤버들은 자고 있는 중에도 음악이 들리면 잠꼬대로 안무를 췄을 정도라고 전한다. 이처럼 땀과 눈물이 어린 혹독한 연습은 소녀시대를 ‘믿고 보는’ 그룹의 대명사로 만들었다. 개개인의 신체조건까지 고려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철저하게 계산된 군무지만 그것을 살린 것은 결국 멤버들이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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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당시 소녀시대는 천진함과 사랑스러움을 전면에 내세웠다. ‘다시 만난 세계’에서부터 ‘소녀시대’, ‘Kissing you’에 이르기까지 10대 소녀 특유의 맑고 귀여운 모습은 이들을 대변하는 콘셉트였다. SM엔터테인먼트가 이제껏 선보였던, 그리고 그 중 가장 발전된 완성형 걸그룹이었다고 봐도 좋았다. 하지만 그것이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이례적으로 섹시나 카리스마 등의 확실한 콘셉트를 미는 경우가 아니라면 한국 걸그룹의 대부분은 ‘활기찬 소녀’ 혹은 ‘귀여운 숙녀’를 모티브로 데뷔한다. 별달리 큰 반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가장 무난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강한 이미지로 데뷔해버리면 그 이미지에 갇혀 버려 장수하는 아이돌이 되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일단은 큰 성적을 내지 못하더라도 대중들의 반응을 살펴가며 그룹 나름의 색깔을 만들어가는 것이 보통이다.

소녀시대는 S.E.S 이후 오랜만에 선보이는 SM엔터테인먼트의 정통 걸그룹이었고, 팬덤에서는 연습생 누구와 누가 데뷔한다더라 하는 카더라 소문까지 돌며 기대를 키우고 있었다. 걸그룹의 가뭄 시기, 위험한 선택을 할 수 없었던 프로듀서 이수만은 ‘다시 만난 세계’를 통해 안전한 노선을 지향했다. 대신 거기에 'SM Performance’, 일명 SMP를 덧붙였다. 다른 걸그룹은 따라 할 수 없는 SM엔터테인먼트만의 독자적인 퍼포먼스를 가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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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본적으로 SM엔터테인먼트는 H.O.T.나 신화가 그랬듯이 그야말로 ‘아이돌’다운, 어딘가 범접하기 어려운 곡으로 팬덤을 공략하는 기획사였다. 그렇기에 기존 SM엔터테인먼트에서 선보인 그룹들은 엄청난 인기에도 ‘국민 아이돌’라는 타이틀은 얻지 못했다.

매니아층은 크고 탄탄했지만 그것이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인기로 이어지지는 못했던 것이다. 이러한 SM엔터테인먼트의 특성은 걸그룹의 취약세로 귀결되었다. 여성 팬덤에 비해 남성 팬덤은 상대적으로 충성심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SM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은 S.E.S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소녀시대 역시 데뷔 당시에는 원더걸스에 비해 대중적인 인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기존의 걸그룹을 답습하는 듯한 소녀시대의 행보에 프로듀서 이수만은 일생일대의 결심을 내리기에 이른다. 기존 SM엔터테인먼트의 스타일을 과감히 수정하고 중독성 있는 후크송과 따라 하기 쉬운 댄스를 차용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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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 이수만은 늘 “엔터테인먼트가 해외에서도 통하는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산업적인 발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중요한 것은 가수 개인이나 팀이 아니라 이들을 프로듀싱하는 시스템이다”라고 말해왔다. 특히 곡의 중요도를 높게 사 설립 초기부터 해외 박람회를 찾아다니며 곡의 권리를 사왔고, 유명 안무가들과도 합작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쌓아갔다. SM이 다양한 장르의 외국 노래를 보유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오랜 시간에 걸쳐 공을 들여 온 노력 덕분이다.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그룹에게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제 아무리 대세의 흐름이라고 해도 제대로 된 결과에 귀결할 수 있을 지는 시도해보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프로듀서 이수만의 프로듀싱 능력과 혜안이 높이 평가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기도 하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제 설립 20주년이 가까운 거대 기획사다. 하지만 콘텐츠 제작에 관한 한 A부터 Z에 이르기까지 작은 디테일 하나도 프로듀서 이수만이 모두 챙긴다. 이순이 넘어선 나이지만 아직도 자사의 아티스트가 부르는 러브송의 가사를 체크하고, 동선과 안무 구성을 손본다. 20년 가까이 축적된 SM엔터테인먼트의 노하우와 네트워크는 프로듀서 이수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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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 이수만이 소녀시대를 위해 선택한 곡은 인기작곡가 이트라이브(E-TRIBE)의 감각과 포인트 댄스가 만난 ‘Gee’였다. 소녀시대의 Gee는 뮤직비디오를 공개한지 하루 만에 10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발매 이틀 째에는 주요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KBS ‘뮤직뱅크’에서는 무려 9주 연속 1위로 신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골든디스크, 멜론뮤직어워드, 서울가요대상, 한국대중음악상 등 뭇 시상식을 말 그대로 휩쓸었다.

이어 ‘소원을 말해봐’, ‘oh!’, ‘Hoot’으로 연타석 안타를 날린 소녀시대는 이미 완전한 국민아이돌로 자리한 채였다. 기존 SM엔터테인먼트의 소속가수들과 달리 팬층의 연령대 스펙트럼도 넓어 온 가족이 함께 팬이 되는 경우도 많았다.

30대의 삼촌팬들의 활약도 두드러졌지만, 무엇보다 눈길이 가는 것은 여성팬의 비율이었다. 걸그룹 역사상 전무후무한 여성팬덤을 보유한 소녀시대는 이들의 한결 같은 응원과 사랑에 힘입어 걸그룹계의 1인자 자리를 확고히 다질 수 있었다.

>> 아홉 소녀, 시청자를 사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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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e’의 열풍에 힘입어 소녀시대는 2009년 방송 3사의 거의 모든 예능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하며 얼굴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데뷔 전후로는 ‘MTV 소녀시대’와 Mnet ‘소녀, 학교에 가다’로, 인기를 얻은 후에는 KBS joy ‘헬로 베이비’와 MBC ‘우리결혼했어요’와 같은 리얼리티로 진솔한 매력과 친근함을 어필하기도 했다.

대중들에게 가장 먼저 주목을 받은 것은 가수 활동과 연기를 병행하던 윤아였다. 윤아는 MBC ‘9회말 2아웃’에서 조연, KBS1 TV ‘너는 내 운명’과 MBC ‘신데렐라맨’, KBS2 TV ‘사랑비’에서 주연을 맡으며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너는 내 운명’은 일일드라마의 특성상 탄탄한 고정 시청층을 기반하며 윤아와 소녀시대의 인지도를 높이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어머니들은 물론, 어르신들에게까지도 드라마 역할이었던 ‘송새벽’의 이름은 확실하게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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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의 활약이 소녀시대에게 있어 큰 기회임은 명확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팬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아홉 명의 멤버들이 동등하게 방송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주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실제로 방송 초기에는 새벽이의 긍정적이고 싹싹한 이미지로 호감을 얻은 윤아를 주축으로 태연, 티파니 세 멤버 정도가 활발히 활동했을 뿐이었다. 예능감이 있다고 판단된 수영도 이따금씩 멤버들과 하나 둘 짝을 지어 예능에 출연하기도 했지만 써니나 효연은 상대적으로 방송활동이 적었다. 그룹을 위한 선택이었으나 불평등하다는 팬들의 의견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이러한 문제는 소녀시대가 차근차근 인기를 얻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결되었다. 걸그룹의 정상에 선 소녀시대를 향해 수많은 러브콜이 쏟아졌고, 각 멤버들은 연기, 댄스, MC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기회 중에서 자신의 장점을 가장 잘 부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예능에 발을 디뎠다. 이처럼 활발한 멤버들의 개인활동은 아홉 멤버들의 다양한 매력을, 그리고 소녀시대라는 그룹의 완성도를 알리는 데 커다란 공헌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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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활동은 시청자들에게 소녀시대의 매력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KBS 2TV ‘청춘불패’에서는 유리, 써니, 효연이 시골로 떠나 보다 친근하고 토속적인 매력을 보여주었다. 방송 자체의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세 멤버에게는 예능 캐릭터를 굳힐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유리는 ‘군민며느리’로 싹싹함을 인정받았고, 써니는 탁월한 예능감을 바탕으로 청춘불패의 히로인으로 자리했다. 효연은 급한 성격과 어설픈 행동으로 ‘효딩’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 중 가장 화제가 되었던 것은 태연과 서현의 ‘우리결혼했어요’ 출연이었다. 가상커플의 일상을 담은 리얼버라이어티 ‘우리결혼했어요’는 팬들에게 멤버들의 일상 생활을 전해주었고, 대중들에게는 결혼에의 판타지를 심어주었다. 회차를 거듭해가면서는 결혼에 대한 소녀들의 순수하고 진솔한 감성을 그대로 담아내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팬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MC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활약하기도 했다. 티파니-유리, 태연-티파니-서현의 조합으로 소녀시대는 햇수로 약 3년간 MBC ‘쇼! 음악중심’의 MC를 맡아 진행해 나갔다. 태연은 MBC FM4U ‘친한친구’에서 DJ로, KBS 2TV ‘김승우의 승승장구’에서 보조 MC로 발탁되었을 만큼 탄탄한 진행실력을 보였다. 수영 역시 MBC ‘환상의 짝꿍 시즌2’에서 다진 진행실력으로 최근까지 SBS ‘한밤의 TV연예’ MC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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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로서의 면모는 윤아 외에도 수영과 유리가 각각 tvN ‘연애조작단: 시라노’와 SBS ‘패션왕’을 통해 내비쳤다. KBS 2TV ‘못 말리는 결혼’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 이들은 꾸준한 활동으로 발전하는 연기력을 보여주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야무지고 건강한 이미지로 중장년층에게도 어필하는 두 멤버는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연기자다.

MBC ‘댄싱 위드 더 스타 시즌2’는 그간 예능에서 큰 빛을 발하지 못했던 효연이 재조명된 프로그램이었다. 초등학생 시절 이미 댄스로 정평이 나 있었던 효연은 군무에 초점이 맞춰진 소녀시대의 퍼포먼스에서는 그 실력을 제대로 선보이기 어려웠다. 하지만 댄스서바이벌이라는 배틀 형식에서는 자신의 끼와 실력을 여과없이 보여줄 수 있었고, 준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도 얻었다. 이는 소녀시대의 높은 댄스 수준을 대중에게 재차 확인시킨 계기기도 했다.

본업인 가수 활동을 살려 뮤지컬에 발길을 내디딘 멤버도 있다. 가장 먼저 뮤지컬에 도전한 제시카는 ‘금발이 너무해’의 여주인공으로 트리플캐스팅 돼 자신의 매력을 십분 살렸다. 뒤이어 태연이 ‘태양의 노래’ 여주인공으로, 티파니가 ‘페임(Fame)’의 여주인공으로 더블캐스팅되면서 소녀시대 보컬라인의 자리를 다시 한 번 다졌다.

써니도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의 조연으로 트리플캐스팅 되었다. 각 멤버들이 지닌 뮤지컬 배우로서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렸지만 이들이 연기한 뮤지컬의 예매는 콘서트의 티켓팅을 방불케 하면서 소녀시대의 파워를 제대로 입증했다.

>> 지금, 세계는 소녀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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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1집까지 소녀 콘셉트를 유지하던 소녀시대는 ‘Gee’의 흥행 이후 ‘소원을 말해봐’로 과감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너무 오랜 시간 반복해온 콘셉트만으로는 더 이상 다른 그룹과 차별화될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으리라.

‘소원을 말해봐’는 앨범 사진 디자인의 논란과 유치한 가사 등으로 전에 없던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만 결국은 사필귀정이었다. 그 어느 때보다 명확한 소비층을 타깃으로 프로듀싱된 ‘소원을 말해봐’는 남성들에게 완벽에 가까운 판타지를 제공하며 소녀시대의 변신을 알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Oh!’와 ‘Run Devil Run’으로 이어지는 활동은 소녀시대가 남성지향적인 콘셉트로 선회했음을 증명했다. 의외인 것은 그럼에도 오히려 여자 팬층이 늘었다는 사실이었다. 이것은 아마도 프로듀서 이수만이 차곡차곡 구축해온 소녀시대라는 그룹의 도회적이고 세련된 이미지 덕분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소녀시대는 타 걸그룹에 비해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곤 한다. 남성에게도 여성에게도,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반응에 힘입어 ‘Run Devil Run’ 활동을 마친 소녀시대는 일본 진출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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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8일 소녀시대는 일본 첫 싱글인 ‘GENIE’를 발매했다. ‘소원을 말해봐’의 일본어 버전인 ‘Genie’는 국내에서도 화제였던 제기차기 춤이 미각 댄스로 불리며 큰 화제를 끌었다. 곡 자체도 한국과 같이 멜로디 위주의 곡을 선호하는 일본의 성향에 잘 맞아 들어 길거리에서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Genie’는 일본 역대 여자 아티스트 데뷔 싱글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며 오리콘 월간차트 4위에 올랐다.

한 달 뒤에는 ‘Gee’의 일본어 버전을 발매해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아사히TV ‘뮤직스테이션’에 출연해 곡을 완창했다. 일본 방송에서는 노래를 풀 버전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지 않은 만큼 소녀시대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음을 짐작할 수 있는 사례다. ‘Gee’는 일본을 제외한 제외한 아시아 여성그룹 사상 최초로 오리콘 위클리 2위를 달성했으며, ‘뮤직스테이션’ 출연 이후에는 DVD가 데일리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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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27일에는 최초의 오리지널 일본곡인 ‘Mr. Taxi’를 선보였다. 비록 장근석에게 위클리 1위를 내주기는 했지만 소녀시대의 역대 일본싱글 중 최다 초동판매량인 10만장을 기록하는 성과를 보였다.

인기가 날로 높아지자 아레나 투어 콘서트도 기획되었다. ‘The 1st Japan Arena Tour’ 콘서트는 7회 투어, 7만 관객동원이 목표였지만 예상보다 많은 티켓 응모자가 몰리면서 당초의 2배인 14회 투어, 14만 관객동원으로 계획이 변경되었다. 해외가수로는 전례가 없었고, 일본가수 중에서도 극히 드문 경우였지만 공연은 전석 매진이었다.

일본의 아이돌계는 지극히 보이그룹 중심으로 K-pop의 주요 소비 계층 역시 여성팬이다. 프로듀서 이수만은 이들에게 철저하게 소녀시대의 아티스트적인 면모를 어필했다. 일본 여자 아이돌 그룹의 경쟁력이 ‘카와이(귀여움)’라면 소녀시대는 ‘키레이(아름다움)’였다. 여성들의 워너비적인 콘셉트를 100% 극대화한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일본에 진출한 카라가 친숙함을 무기로 대중들 가까이로 다가간 것과는 정 반대의 행보다. 하지만 이와 같은 판단은 팬들에게 확실하게 먹혀 들었다. 덕분에 일본의 소녀시대 팬은 남성보다 여성의 비율이 월등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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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3집 ‘The Boys’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미국과 유럽 진출을 목표로 레코딩 작업이 이뤄졌다. 월드와이드 콘셉트로 한국어, 일어, 영어 버전을 모두 선보였으며 한국 활동은 약 5주 정도로 짧게 진행됐다.

미국의 ‘인터코스프 레코드(Interscope Records)’, 프랑스의 ‘폴리도르 레코드(Polydor Records)’와 레이블 계약을 맺으며 적극적인 진출 의사를 보이는 소녀시대에게 대중의 이목은 자연히 집중되었다. 원더걸스 이후 미국 시장에 도전한 첫 번째 한국 걸그룹이었던 터다.

2012년 1월 미국 맥시싱글 ‘The Boys’가 발매되면서 소녀시대는 실질적인 미국 진출의 신호탄을 울렸다. 앨범 발매 직후에는 CBS방송의 메인 토크쇼 ‘데이비드 레터맨쇼(Late Show with David Letterman)’, ABC 아침토크쇼 ‘라이브 위드 켈리(Live! with Kelly)’, NBC의 연예정보 프로그램 ‘엑스트라 TV(Extra TV)’까지 미국 방송 3사의 토크쇼에 연달아 출연해 얼굴과 이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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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V ‘엠티비 이기(MTV IGGY)’에 출연하는 모습은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을 통해 생중계 되었으며, 뉴욕신문에서도 소녀시대의 진출 사실을 다뤘다. 소녀시대의 방송을 접한 헐리웃의 스타들도 이들에게 관심을 보였다. 사이먼 커티스는 트위터에 자신이 수영의 열성팬임을 자처했으며 대니엘 래드클리프는 “티파니와 태연이 예쁜 것 같다”고 인터뷰 했다.

한국 가수로는 최초로 프랑스 공중파 방송사 France2의 ‘르 그랑 주르날 (Le Grand Journal)’과 ‘르 주르날 드 20H(Le Journal De 20H)’에 출연해 유럽에서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마니아층을 겨냥한 한국어 버전의 ‘The Boys’ 스페셜 앨범은 스페인 앨범 차트 64위, 프랑스 앨범 차트에 82위에 진입한 바 있다.

물론 미국와 프랑스에서 진행된 방송은 출연 시간이 길지 않기도 했고, 시청률이나 앨범의 판매율만을 살펴본다면 큰 성과는 아니다. 하지만 별 다른 프로모션이 없었음을 감안한다면 나름대로 성공적인 진출이었다.

>> 소녀시대의 왕좌, 언제까지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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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는 데뷔 이래 타이틀곡으로 한 번도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다시 만난 세계’에서부터 ‘Gee’, ‘소원을 말해봐’, ‘I got a boy’에 이르기까지 전 타이틀곡이 가요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높은 성적을 바탕으로 시상식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2009년과 2010년에는 대부분의 음악시상식에서 대상을 석권했을 정도다.

이처럼 놀라운 성적은 두터운 팬층에서 기반한다. 소녀시대의 팬은 전 세대를 아우르고 있기도 하지만 어린 10대 팬보다는 20대나 30대의 아저씨층이 많다. ‘주변에 하나쯤 있었으면 싶은 동생’이 소녀시대의 대표 콘셉트인 터다.

학생과는 달리 경제력을 갖춘 이들은 음원과 음반의 성적을 뒷받침하는 주역이라고 할 수 있다. 쉽게 마음을 바꾸곤 하는 보통의 남성팬층과 달리 뚝심 있게 자리를 지키는 점 역시 소녀시대의 왕좌를 지지하는 버팀목 역할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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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뿐 아니라 세계 전역에서 응원중인 각국의 팬들도 든든한 아군이다. 그 동안 소녀시대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팬들을 방문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그 이전부터 유튜브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팬이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녀시대의 최고 히트곡인 ‘Gee’의 유튜브 조회수는 2013년 8월 현재 1억6백만뷰를 훌쩍 웃돌고 있다. 그야말로 세계의 소녀시대다.

소녀시대는 이제 데뷔 8년차에 들어선 중견 아이돌이다. 이는 같은 소속사 선배인 S.E.S가 6년을, 핑클이 사실상 5년을 활동한 것과 비교하면 걸그룹으로서는 독보적인 기록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9명이라는 많은 멤버로 구성된 소녀시대이기에 원더걸스나 쥬얼리와 같이 멤버교체 없이 오랜 시간을 한결같이 달려온 행보는 의미가 남다르다.

가요계에서 보는 걸그룹의 예상 수명은 5년 전후다. 보이그룹에 비해 팬덤이 약하고 세대교체가 빠른 만큼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들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이미지 소모를 촉진해 팬들의 판타지를 앗아가는 결과로 이어진다. 아이러니하지만 열심히 활동하는 그룹일수록 수명은 짧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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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가 ‘Gee’이후 콘셉트의 노선을 바꾼 것 역시 이런 탓이 크다. 4곡에 걸쳐 ‘소녀’의 이미지를 과도하게 소모한 소녀시대로서는 더 이상 이 같은 이미지를 끌고 가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마침 멤버들이 20대에 접어들기 시작하기도 한 참이니 소녀를 ‘여성’으로 성장시키기에도 무리가 없었다. 소녀시대는 ‘소원을 말해봐’를 시작으로 ‘Hoot’, ‘The boys’를 통해 여성으로서의 매력을 어필했다.

본드걸이라는 컨셉의 ‘Hoot’과 달리 ‘The boys’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기도 했다. 유명 프로듀서 테디 라일리를 영입해 힙합 사운드가 섞인 다소 올드한 곡 스타일과 생소한 멜로디 라인과 랩을 내놓은 것이다. 이 역시 ‘여성’에서 또 다른 무언가로의 성장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이는 ‘I got a boy’로 이어지며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향한 소녀시대의 도전을 굳건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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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의 변화에 팬덤의 물론 대중의 반응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I got a boy’는 대중성이 부족하다고 평가된 ‘The boys’ 때보다 더 큰 논란이 이어졌다. 호불호에 따라 “대중성도 잃고 소녀시대만의 매력도 잃었다”는 혹평과 “기존의 음악을 탈피하려는 시도만으로도 대단하다. 곡 자체도 신선한 편”이라는 호평이 뒤섞였다. ‘I got a boy’는 Mnet ‘엠 카운트다운’ 3주 연속 1위와 KBS 2TV ‘뮤직뱅크’ 3주연속 1위를 달성하며 소녀시대의 위상만큼은 지켰다.

현재 아이돌계는 천편일률적인 창법과 유명 작곡가의 곡들이 뒤섞여 대동소이한 양상을 띠고 있다. 대중적으로 히트할 음악을 크게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부르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정말은 어떤 그룹이 불러도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해도 좋을 수준이다. 걸그룹 최정상의 자리에 앉은 소녀시대의 어깨가 무거운 것은 이런 이유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SM엔터테인먼트와 프로듀서 이수만이 과연 어떠한 선택을 보여줄 지는 아직 미지수다.

전문가는 물론, 팬들 역시 “다음 앨범이 소녀시대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 예상한다. 이미 너무 많이 ‘보여준’ 소녀시대가 과연 앞으로도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을 지, 지금까지 이뤄온 것을 이어갈 수 있을 지가 바로 ‘변화’와 ‘유지’에의 선택에 달렸으리라 보는 것이다. 둘 중 어떤 것이 정답일지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소녀시대의 선택에 많은 이들이 숨을 죽여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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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는 8년의 시간 동안 수 많은 역사를 써왔다. 슈퍼주니어와 함께 5인조 이하로 그룹을 구성했던 가요계에 새로운 패러다임과 비전을 제시했다. 나아가 걸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가능성도 내비쳤다. 전 세계에 한국 아이돌의 이름을 알리며 가져온 문화-경제적인 파급력도 무시할 수 없다. 프로듀서 이수만의 능력에 소녀시대의 역량이 더해진 결과지만 그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팬덤의 굳건함 덕분이다.

국내에는 아직도 “국내 팬들에게 불이익을 준다”는 팬들의 볼멘 섞인 목소리가 크다. 국내 활동을 축소하고 해외활동에 매진하는 것도 그렇지만, 국내에서 진행되는 행사에서까지도 국외 팬들의 편의를 봐준다는 것이 그 이유다.

세계의 팬들에게 사랑받는 입장에서 많은 보다 이들을 고려해주어야 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사랑이 결국은 국내 팬들에게서 시작되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다시 만난 세계’로 응원을 시작해준 팬들에게 이제 소녀시대가 또 다른 세계를 제시할 차례다. 향후 소녀시대가 아시아를 영원히 대표하며 해외에서 길이남을 걸그룹이 되길 기대해본다.
(사진출처: SM엔터테인먼트, ‘다시 만난 세계’, ‘소녀시대’, ‘Kissing you’, ‘Gee’, ‘소원을 말해봐’, ‘Hoot’, ‘Oh’, ‘The boys’, ‘I got a boy’ 뮤직비디오, KBS1 TV ‘너는 내 운명’, KBS2 TV ‘사랑비’, MBC ‘신데렐라맨’, ‘우리결혼했어요’, ‘9회말 2아웃’, ‘쇼! 음악중심’, SBS ‘아이돌 빅쇼’, ‘인기가요’, ‘패밀리가 떴다’, MTV ‘소녀시대', Mnet '소녀, 학교에 가다', KBS joy ‘헬로 베이비’, ABC ‘라이브 위드 켈리 CBS ‘데이비드 레터맨쇼’ 방송 캡처, 사이먼 커티스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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