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20주년을 맞은 금융실명제를 보완하기 위해 차명계좌는 사전등록한 경우만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금융실명제법 시행 20주년 기념 정책토론회'에 앞서 배포한 발표자료에서 "'차명거래 사전등록제'를 통해 선의의 차명계좌는 용인하고, 악의의 차명계좌는 가중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선의의 차명계좌는 부모가 자녀 이름으로 만들어준 주택마련 통장이나, 동창·동문회 회비 통장 등 조세회피 목적이 아닌 차명계좌를 말한다.

악의의 차명계좌는 세금탈루, 비자금 형성 등을 위한 차명계좌다.

김 연구위원은 "차명거래 금지정책의 관건은 악의의 차명계좌를 정확히 겨냥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드는 것"이라며 "선의의 차명계좌를 사전등록할 시 증여로 보지 않되, 사후에 악의로 판명되면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법인에 대해선 사전등록되지 않은 차명계좌에 대해 사후적으로 범죄 연관성이 입증되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대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발표자로 나선 서울대 행정대학원 김상헌 교수는 지난 20년간 금융실명제가 지하경제 규모를 줄이고 자금추적을 용이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또 금융실명제 실시 당시 우려됐던 저축액 감소·주식가격하락·해외자금 유출 등의 현상은 현재 뚜렷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금융실명제의 세수증대 효과 역시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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