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취득세를 인하하기로 하고 오는 8월까지 세율 인하폭과 이에 따른 지방재정 보전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어제 발표했다. 그러나 취득세 인하 소급적용이 어려워 관련 세법이 9월 국회에서 개정되기까지 두세 달간은 이른바 거래절벽이 불가피하다. 더구나 지자체의 주요 세원인 취득세를 내릴 경우 줄어드는 세수를 무엇으로 벌충할지도 숙제다. 취득세 인하가 오락가락 지체되면서 되레 주택경기를 더 위축시킬 판이다.

취득세 인하의 최대 걸림돌은 광역시도의 세수 감소분에 대한 보전방안이다. 주택분 취득세는 4조2247억원(2011년 기준)에 이르는데 이를 절반으로 낮추면 2조원 이상 구멍이 난다. 정부는 지방소비세, 지방소득세 등 지방세제 개편을 통해 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속사정은 여간 복잡한 게 아니다. 현재 부가가치세의 5%를 떼주는 지방소비세 전환비율을 10%로 높이면 취득세 감소분을 메울 수 있겠지만 내국세에서 19.24%를 지방에 주는 지방교부금도 줄어든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셈이다. 법인세 등에 붙는 지방소득세를 세율인상 없이 세수를 늘릴 방법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문제의 원인은 국세든 지방세든 모든 세목에서 구멍이 날 판이라는 데 있다. 국세에서 20조원의 세수부족이 예상되기에 기획재정부는 지방세 세목을 조정해 때우자는 속내다. 취득세를 내리는 대신 재산세를 올리자는 황당한 제안도 그래서 나왔을 것이다. 보유세 인상이 주택 보유동기를 저하시킨다는 점을 잊은 모양이다. 반면 안전행정부는 국세를 지방세로 돌려 메워달라는 주장이다. 더구나 지자체들은 복지 확대 등 온갖 생색은 중앙에서 다 내고 지자체 부담만 늘린다는 불만이 팽배해 있다. 물이 빠지니 온갖 적폐가 드러나는 꼴이다.

주택경기는 세금으로 찍어누를 수 없듯이, 세금을 깎아준다고 활성화되는 게 아니다. 노무현 정부때 종부세 등 세금폭탄을 투하했어도 투기는 더 기승을 부리지 않았는가. 이번 취득세 인하로 주택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는 보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집을 사게 만드는 것은 세금이 아니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일 뿐이다. 결국 경기활성화 외엔 답이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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