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협약 채권단 8곳…여신규모 4조3730억
금융감독원이 자율협약 체제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성동조선해양에 이어 STX조선해양에 대한 은행 여신도 부실채권으로 분류하도록 채권단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해 순이익이 1조원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감원 은행감독국은 최근 STX조선해양 채권단에 관련 여신을 ‘고정’으로 분류하도록 요구했다. 은행들은 기업 대출을 부실 정도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 의문, 추정 손실 등 5단계로 분류한다. 이 중 고정, 회수 의문, 추정 손실은 부실채권으로 친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STX조선해양에 대한 여신은 총 4조5000억원 수준이다. 자율협약 채권단 8개사의 여신이 4조3730억원이다. 비협약 채권단 가운데도 경남은행 기업은행 부산은행 국민은행 등이 일부 여신을 갖고 있다.

이 여신을 모두 ‘고정’으로 분류해 대손충당금을 20%만 쌓아도 올해 은행권의 순이익이 1조원 이상 감소할 수 있다. 충당금도 그렇지만 부실채권 비율이 급등하는 것도 문제다. 성동조선해양(약 2조원)과 STX조선해양(8255억원)에 대한 채권 비중이 높은 수출입은행은 당장 부실채권 비율 상승으로 채권 발행 금리가 높아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다른 채권은행 관계자도 “은행 부실채권 비율이 갑자기 올라가면 당장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나 무디스에서 신용등급을 조정하자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신규 여신만이라도 ‘정상’이나 ‘요주의’로 분류하게 해 달라고 금감원에 요청할 계획이다. 금감원 은행감독국 관계자는 이에 “부실은 부실이며, 건전성 감독의 원칙을 바꿀 순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감원 내에서도 “자율협약은 기업을 지원해서 최대한 살리자는 게 목적인데 ‘고정’으로 분류토록 강요하면 채권단이 자율협약을 지속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구조조정 틀 자체가 깨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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