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이후 실적 하락 우려…'삼성전자 때리기' 음모론도
삼성전자(60,800 -2.41%)가 5일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외국인과 기관은 30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삼성 팔아치우기’에 바빴다.

지난 6월7일 미국계 투자은행 JP모건 보고서로 촉발된 외국인 매도세가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내렸다면, 이날은 외국인은 물론 기관까지 매도세에 가담해 삼성전자 주가가 3.8%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83포인트(0.32%) 내린 1833.31로 장을 마쳤다.

외국계와 국내 증권사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삼성전자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쳤으며, 3분기 이후 이익률 하락이 우려된 때문으로 풀이했다. 안승원 UBS증권 전무는 “숫자만 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엄청난 건데 주가는 향후 성장에 대한 우려를 더 많이 반영한 것 같다”며 “스마트폰 성장 한계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분위기가 더 냉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스마트폰에서 제품 혁신이 없었다고 평가하면서 3분기 이후 실적을 확인한 뒤 대응하는 전략으로 돌아섰다”며 외국인 매도세 배경을 설명했다. 한 달 전만 해도 시장의 삼성전자 영업이익 평균 추정치가 10조7000억원이었기 때문에 실망감도 컸다고 지적했다. 오 센터장은 “특히 신흥시장에서 외국인이 주식, 채권, 엔화 등을 무차별적으로 팔고 있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은 기관이 1683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해 외국인 순매도액인 1318억원을 압도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은 외국인 매물이 주도해온 게 사실이다. 지난 3월부터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온 외국인은 6월 초 JP모건 보고서가 나온 이후 급격하게 매도량을 늘렸다. 6월7일부터 7월4일까지 총 2조8000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 전체에서 외국인은 5조4700억원 순매도, 전체 순매도액의 51%가 삼성전자 주식이었을 정도다. 3월 초 50.5%대였던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5일 47.72%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국내 증시에선 미국 월가 자본을 중심으로 한 ‘삼성전자 때리기’라는 음모론까지 돌았다. 단기투자에 주력하는 헤지펀드들이 삼성전자 주가 급락의 진원지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러나 “삼성전자는 덩치가 워낙 큰 슈퍼 대형주여서 외국인이 공매도 등 전략을 구사하기 쉽지 않다”며 “작년 9월 애플에 대한 실적 우려만으로 주가가 700달러대에서 400달러대로 떨어진 애플 트라우마가 삼성전자에도 작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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