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만들어 가는 쇼파드, 지속가능한 럭셔리 브랜드가 목표"
‘그린 카펫 컬렉션’. 스위스의 보석·시계 브랜드 ‘쇼파드(Chopard)’가 최근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선보인 목걸이와 팔찌의 이름이다. 영화제용으로 내놓았다면 ‘레드(red) 카펫’이라는 이름을 붙여야 할 텐데 ‘그린(green) 카펫’이라고 한 게 독특하다.

카롤리네 슈펠레 쇼파드 대표(50·사진)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채굴 과정에서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고 노동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급한 상품이라는 의미에서 그린이란 말을 썼다”고 설명했다.

슈펠레 대표는 “명품 브랜드는 단순히 부유한 고객에게 비싸게 팔리는 상품만은 아니다”며 “쇼파드는 환경과 윤리를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럭셔리’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자 정성 들여 만든 상품에 또 다른 차원의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를 통해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하고 경쟁적 우위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렌드 만들어 가는 쇼파드, 지속가능한 럭셔리 브랜드가 목표"
1860년 설립된 쇼파드는 까르띠에, 불가리, 티파니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브랜드다. 해외에서 알려진 것에 비해선 국내 인지도가 낮았지만 몇 년 전 탤런트 장동건·고소영 커플이 결혼하며 예물반지로 사용한 뒤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슈펠레 대표는 1963년 쇼파드를 인수한 카를 슈펠레의 딸이다. 쇼파드의 아트 디렉터를 겸임하며 보석부문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그의 오빠(카를 프리드리히 슈펠레 대표)는 시계부문을 맡고 있다.

슈펠레 대표는 쇼파드가 1860년 만들어진 이후 153년째 명품으로 명성을 지키는 비결에 대해 “품질과 창조성이라는 핵심 철학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경쟁 브랜드와 비교해 생산량이 적은 대신 고급 제품에 더욱 집중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인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디자인과 최고의 기술력을 접목하는 게 쇼파드의 정신이자 원동력”이라며 “우리는 트렌드를 쫓지 않고 트렌드를 만들어낸다”고 강조했다.

쇼파드의 정체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걸작’을 꼽아달라는 요구에 그는 ‘해피 스포츠(Happy Sport)’ 시계를 꼽았다.

슈펠레 대표가 1993년 처음 만들어 올해 20주년을 맞는 해피 스포츠는 쇼파드 브랜드의 가장 성공적인 컬렉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이얼(시계판) 위에서 반짝이는 다이아몬드가 자유롭게 움직이며 연출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이 시계의 가장 큰 매력”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여성 소비자들의 특징으로는 남들에게 없고, 나만을 위한 특별한 주얼리를 좋아한다는 점을 들면서 “나만이 소유하는 익스클루시브(exclusive·독점적) 아이템에 과감하게 돈을 투자하며 전 세계에 단 한 점만 출시되는 한정판의 인기가 아주 높다”고 전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