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정년연장 등 현안마다 첨예하게 맞서
내수시장 침체에 노조리스크까지 겹쳐…자동차 업계 고민
한국GM, 4일 파업…목소리 키우는 노조…"하투 먹구름 오나" 車업계 초긴장

자동차 업계의 ‘하투’(夏鬪·여름투쟁)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달 세 차례 파업한 데 이어 한국GM도 오는 4일부터 부분 파업에 들어간다. 임금 및 단체협상을 벌이고 있는 현대자동차 노사도 입장이 첨예하게 맞선다. 여기에 통상임금 산정과 정년 연장 문제까지 겹쳐 올해 자동차업계 노사 협상이 적잖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보다 빨라진 파업 행보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4일 주·야간 3시간씩 부분파업을 한다. 이 회사 노조는 같은 날부터 부평·창원·군산공장의 휴일 잔업과 특근도 거부할 방침이다. 앞서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달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부분 파업(3일간 10시간)을 벌였다. 작년에는 주간2교대 도입(밤샘 근무 폐지)을 두고 현대·기아자동차와 한국GM 등이 7월 중순부터 파업했다.

한국GM 노조는 ‘통상급의 300%+600만원’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안에 포함시켰다. 최근 법원 판결을 근거로 상여금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요구안도 관철시킨다는 방침이다.

르노삼성에서는 기본급 인상이 쟁점이다. 회사 측은 2009년 이후 누적적자가 3400억원에 이르는 등 경영 여건이 좋지 않다며 노조를 설득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상여금 800%(현 750%)로 인상, 조합원 정년 61세(현 60세)로 연장 등을 요구안으로 내놓았다. 회사 측은 정년 60세를 유지하고 임금 피크제 도입 등을 통해 고용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내수 침체로 실적도 부진

파업이 본격화하면 생산 및 수출 차질이 불가피하다. 한국GM은 작년 여름 임단협 기간 노조의 특근 거부를 비롯한 부분 파업 등으로 4만8000여대에 이르는 생산 차질을 빚었다. 현대·기아차에서는 14만4978대(약 2조74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현대차는 올 들어서도 노조의 주말 특근 거부로 7만9000대(1조6000억원)가량을 생산하지 못했다.

내수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점도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1~5월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내수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 줄어든 56만2466대에 그쳤다. 지난달에는 현대차 맥스크루즈, 기아차 카렌스,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 등 새로 나온 차들이 ‘신차 효과’조차 누리지 못했다.

◆“국내 車 산업 5대 위험 직면”

‘노조 리스크’가 불거지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업계가 안팎으로 위험에 빠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현대차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는 이날 ‘국내 자동차산업 5대 리스크’ 보고서를 통해 △인구구조 변화 △가계부채 확대 △중대형 세단 판매 감소 △수입차 공세 △원고·엔저 등을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자동차 최대 수요층이었던 베이비붐 세대 은퇴와 959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가 자동차 소비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익성 높은 국산 중대형 세단 판매가 줄고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는 점도 리스크로 지적했다. 2010년 이후 국내 승용차 시장이 130만대 규모에 멈춰 있는 상황에서 수입차 판매는 연평균 20%씩 성장하고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품질 향상을 기반으로 성장을 지속해온 국내 자동차산업이 이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며 “협력적 노사관계 위에 임금 및 노동 유연성을 높이고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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