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급락한 주가지수 감안할 때…코스피200ETF도 유망
[외국인 순매도 소나기 피할 종목은] 배당주·실적개선 중소형주가 '안전지대'

지난 7일 JP모건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로 촉발된 외국인 순매도는 ‘외국인 한국증시 엑소더스’의 서막에 불과했다. 외국인은 13일 삼성전자(-4590억원) 포함 총 1조원 가까운 순매도 폭탄을 유가증권시장에 투하하며 한국 증시를 흔들었다. 코스피지수는 결국 작년 11월22일 이후 처음으로 19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외국인 이탈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조기 종료 우려로 외국인들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돈을 회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각국 정부의 통화정책 변경 가능성과 미국 금리 추가 상승 우려 때문에 돈을 회수하고 있다”며 “보유주식의 가치나 기업 실적에 관계없이 일정 부분 환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경TV 와우넷전문가와 각 증권사 주식전략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외국인 순매도 소나기를 피할 수 있는 방안으로 배당주, 중국소비 관련주, 실적개선 중소형주 등을 추천했다. 저평가 국면임을 감안해 지수형 상장지수펀드(ETF)도 투자 대안으로 제시했다.
[외국인 순매도 소나기 피할 종목은] 배당주·실적개선 중소형주가 '안전지대'

○코스피 저평가…ETF 투자 긍정적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7일부터 14일까지 총 3조50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주식을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했다. 코스피지수는 같은 기간 1959포인트에서 1889포인트까지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금 시점에서 코스피200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ETF 투자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한다. 외국인 수급 불안으로 대형주의 변동성이 커졌다고 해도 한국 기업들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 등을 감안하면 주가지수는 언젠가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 코스피지수 1880~1890포인트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영역이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개별 종목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주도주 없이 순환매 장세가 펼쳐질 경우 주가지수에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리는 데 효율적”이라며 “코스피지수는 충분히 떨어져 있기 때문에 코스피200ETF나 코스피200 레버리지 ETF에 관심을 가질 만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역발상으로 대형 우량주를 저가 분할매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와우넷 전문가 이희진 대표는 “뱅가드 신흥시장 ETF의 한국물 매도가 끝나는 7월에는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며 “한화케미칼(39,100 -0.64%) 현대글로비스(195,500 0.00%) 등 저가 우량주 위주로 분할매수해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초심 박영수는 “수급 때문에 하락세를 보였어도 경기 상황은 나쁘지 않다”며 “주가가 많이 떨어졌지만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정보기술(IT) 자동차 고령화 수혜주는 유망하다”고 강조했다.

○배당주도 대안

배당주도 대안으로 꼽혔다. 6월에는 12월 결산법인의 중간배당과 6월 결산법인의 기말 배당이 실시된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안정적인 이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기본은 배당주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수급 때문에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도 6월에는 배당하는 상장사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작년 6월에 중간배당을 실시한 상장사 중 외국인의 순매도 공세에서 비켜나 있는 곳은 GKL 삼화왕관 TPC 등이 있다.

환율 양적완화 출구전략 등 거시경제 요소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선 거시환경에 영향을 덜 받는 ‘구조적 성장주’를 매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헬스케어 미디어 중국소비 관련주가 대표적이다. 박헌석 동부증권 연구원은 “CJ E&M 등 미디어 관련주, 한미약품(326,500 0.00%) 등 헬스케어 업체, 파라다이스 등은 최근 꿋꿋한 주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경기상황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주식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좀 더 장기적 관점에선 업황이 바닥을 찍고 회복되는 업종에 속한 우량주를 사는 것이 괜찮을 것이란 견해도 있다. 한 외국계증권사 대표는 “외국인들이 최근 산업재나 소재 업종에 속한 종목들 중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찾고 있다”며 “이들 종목의 주가를 ‘바닥권’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7일부터 13일까지 대림산업(204억원) 삼성중공업(129억원) 성광벤드(108억원) 현대건설(83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와우넷 전문가들은 주로 중소형주를 추천했다. 석진욱 대표는 의료기기 업체 바텍(37,000 +1.93%)을 추천하며 “2분기 큰 폭의 실적개선 기대를 바탕으로 양호한 수급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호 소장은 반도체 장비업체 원익IPS(6,330 +1.28%)에 대해 “올 하반기 삼성전자가 중국 반도체 신규공장의 장비를 발주하면 수혜를 볼 것”이라며 “단기 상승 후 주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조만간 다시 반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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