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환 대표 취임…14년 만에 사령탑 교체 "4H로 홈플러스 성공신화 잇는다"
성장동력 확보 등 과제
홈플러스는 15일 도성환 사장(57·사진)이 신임 CEO로 취임했다고 발표했다. 홈플러스 CEO가 교체된 것은 1999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도 사장은 이날 인천 무의도 홈플러스 연수원에서 창사 14주년 기념행사를 겸해 열린 취임식에서 “고객, 임직원, 협력사, 지역사회가 함께 크는 행복한 성장을 이뤄 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직원과 고객의 행복(happiness) △함께 더 좋은 것을 만들어 가는 조화(harmony) △인간을 존중하는 문화(humanism) △새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hope) 등 ‘4H’를 경영 화두로 제시했다.
도 사장은 1981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유통부문 인사팀장과 대구점장 등을 지냈다. 홈플러스가 삼성물산에서 분리된 뒤로는 물류부문장, 마케팅부문장 등을 거쳤다. 홈플러스 CEO가 되기 직전에는 대주주인 영국 테스코의 말레이시아법인 대표이사를 맡았다.
도 사장은 영업점장과 본사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일찌감치 홈플러스의 차기 CEO 후보로 거론됐다. 점장 시절 대구점을 전국 대형마트 매출 1위 점포로 성장시켰고 홈플러스가 2008년 인수한 홈플러스테스코(옛 홈에버) 대표를 맡아 연 2000억원의 적자를 내던 회사를 1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켰다.
홈플러스의 한 직원은 “도 사장은 조직 내 반대 의견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결단을 내려야 할 때는 과감한 추진력을 보여 직원들 사이에서 신망이 높다”고 말했다.
도 사장 앞에 놓인 과제도 만만치 않다. 전임 CEO인 이승한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 조직을 장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 유통사업부문 대표 기간을 포함해 16년간 홈플러스를 이끌었다.
업계에서 ‘오너 같은 전문경영인’이라는 평가가 나올 만큼 이 회장은 강한 카리스마를 발휘했다. 왕효석 전 홈플러스테스코 대표와 김신재 전 홈플러스 부사장 등 도 사장보다 나이가 많은 임원들이 최근 퇴임한 것도 도 사장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경기침체와 정부 규제를 극복하고 새 성장동력을 찾는 일도 도 사장의 과제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4.4% 줄었다. 홈플러스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처음이었다. 매출 감소는 올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편의점인 ‘홈플러스 365’를 29개까지 늘리며 사업 모델을 다양화하고 있다. 하지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에는 아직 점포 수가 적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