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이 4년 만에 100엔대를 돌파하면서 수출 주력 산업인 현대·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엔·달러 환율 100엔 돌파에 현대·기아차 '긴장모드'
현대·기아차는 원고-엔저 기조가 본격화 한 지난해 4분기부터 실적이 크게 나빠졌다. 만일 달러당 엔화 가치가 장기간 100엔대에 머무르면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경쟁하는 일본차의 공격적인 판매 전략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오전 11시22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00.88엔을 기록했다. 2009년 4월 이후 100엔대를 넘어서는 등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주가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오전 10시45분 기준 현대차는 전날보다 3500원(1.81%) 떨어진 19만원에 거래중이다. 도요타는 전일보다 200엔(3.47%) 오른 5960엔을 나타냈다.

현대·기아차는 해외 판매 비중이 80%에 달해 엔저로 인한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반면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 업체들은 인센티브 확대 등 가격 경쟁 요인을 확보하게 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엔저로 일본차 업체들의 수익성이 올라가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 됐다"며 "일본차가 향후 투자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일본차 업체들의 해외 생산 비중이 높아 엔저 효과는 다소 상쇄될 것"이라며 "엔·달러 환율을 보수적으로 보고 100엔을 예상해 사업계획에 큰 무리는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엔·달러 환율 100엔대 예상이 현실화되고 추가적인 엔화 가치 하락이 점쳐지는 만큼 추가 대응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