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이 일본 최대 신탁회사인 스미토모미쓰이신탁과 손잡고 해외 부동산 및 대기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에 나선다. 또 하나은행은 중국 은행들과 함께 해외 공동진출을 추진한다.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3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방문한 인도 뉴델리에서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엔저를 앞세운 일본계 자금을 역이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아시아 등 국외 진출을 노리는 일본 금융회사에 외환은행의 해외 지점망을 빌려주고 저리의 일본계 자금을 활용해 공동 투자에 나서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로 아시아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는 미국 및 유럽계 은행들의 빈자리를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스미토모신탁은 자산 규모가 약 33조엔에 달하는 일본 최대 신탁회사이지만 국외 지점은 9개뿐이다. 외환은행은 전 세계 28곳에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스미토모는 외환은행보다 약 2%포인트 더 싸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게 윤 행장의 설명이다. 윤 행장은 “아시아뿐 아니라 외환은행 지점이 있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부동산 투자 및 대기업 PF 사업을 논의하는 중”이라며 “올해 안에 결과를 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윤 행장은 4일 현지에서 스미토모 측과 만나 제휴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다.

윤 행장은 외환은행의 자체 국외 진출도 올해 더욱 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인도 터키와 함께 필리핀 인도네시아에도 지점을 열 계획”이라며 “장기적인 국외 진출 계획을 세워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터키에 진출하는 것은 국내 은행 가운데 처음이다.

김 행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하나은행의 아시아금융협력연맹 가입을 계기로 연맹 소속 은행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국 내 영업 확대에 나설 것”이라며 “중국에서 쌓은 하나은행의 해외 현지화 전략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