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을 둘러싼 자동차업계의 치열한 경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올해 열린 오토상하이도 마찬가지다. 특히 중국 신세대로 분류되는 '빠링허우(八零后)'를 겨냥한 다양한 신차가 등장했다. 미래의 소비자를 적극 공략하겠다는 포석이다.

빠링허우는 1980년대 이후 출생한 중국의 젊은 세대다. 이들은 고도의 경제성장기를 거친 덕분에 고소득자가 많고, 트렌드라면 흔쾌히 지갑을 여는 소비가 특징이다. 다시 말해 중국의 '미래 경제권력'인 셈이다.

과거에 비해 다소 정체한 것으로 분석되는 중국 경제상황에서 빠링허우는 자동차업계의 희망이 아닐 수 없다. 빠링허우의 규모가 2억4,000만 명에 달하는 데다 소비여력이 충분해서다. 인구만 보면 한국 전체의 4배, 일본의 2배를 가볍게 뛰어넘는다. 빠링하우의 민심을 얻으면 향후 20~30년간 중국 내 판매는 '따놓은 당상'이라는 게 중국 내 자동차회사의 공통된 인식이다.

2013 오토상하이에선 이들을 집중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신차가 등장했다. 빠링허우를 사로잡을 화려한 디자인과 높은 브랜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중국의 미래를 낙관하는 자부심도 반드시 갖춰야 할 요소로 떠올랐다.
[모터쇼]2013 오토상하이, 빠링허우(八零后)를 잡아라

닛산이 내놓은 '프렌드-미' 컨셉트카가 대표격이다. 개발부터 '중국을 위한, 중국에 의한, 중국의 차'를 상정하고 만들었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닛산디자인차이나가 디자인과 개발을 맡았다. 중국의 출산제한정책에 따라 형제자매가 없는 빠링허우 특유의 성장배경을 고려한 실내 디자인도 철저한 현지화로 해석된다.

[모터쇼]2013 오토상하이, 빠링허우(八零后)를 잡아라

BMW X4 컨셉트카 또한 빠링허우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젊은 층에 인기가 많은 쿠페형 디자인을 접목시킨 것. X4 컨셉트의 세계 최초 공개지로 본토 독일이 아닌 중국을 택한 것도 빠링하우를 겨냥한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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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는 A3 세단을 내놨다. A3의 글로벌 판매를 견인할 핵심 제품이다. 중국인들은 해치백보다 세단을 선호한다. 따라서 해치백 형태의 스포츠백 제품은 유럽, 세단은 아시아지역의 전략차종으로 삼았다.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는 셈이다.

[모터쇼]2013 오토상하이, 빠링허우(八零后)를 잡아라

슈퍼카와 고급차도 빠링허우에 대한 구애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마세라티는 콰트로포르테의 새로운 트림을 발표, 이목을 끌었다. V6 3.0ℓ 가솔린 트윈터보와 V8 3.8ℓ 가솔린 직분사 트윈터보 엔진을 얹었다. 이 중 3.0ℓ는 최고 410마력, 최대 56.1㎏·m의 힘을 내며, 시속 100㎞ 가속에 4.9초가 걸린다. 최고시속은 28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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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고급 브랜드 어큐라는 SUV-X를 발표했다. 어큐라가 주력시장인 북미 외 지역에서 컨셉트카를 내놓은 건 처음이다. 소형 크로스오버로 감성적인 디자인과 주행성능, 효율, SUV의 실용성을 접목했다. 어큐라는 SUV-X를 토대로 3년 이내에 중국 전용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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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와 둥펑자동차(东风汽车)가 합작해 만든 중국 자주브랜드 둥펑위에다기아(东风悦达起亚)는 화치(华骐, HORKI)를 소개했다. 화치는 '화합과 질주'라는 뜻을 함축한 단어로, 빠링허우를 타깃으로 하는 준중형 세단 컨셉트다. 고급스러움을 살린 라디에이터 그릴과 길쭉한 헤드 램프로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표현하고, 날렵한 후드와 낮고 안정적인 자세로 역동성을 강조했다.

[모터쇼]2013 오토상하이, 빠링허우(八零后)를 잡아라

푸조와 둥펑차가 합작해 세운 둥펑푸조(东风标致)는 준중형 세단 301을 출품했다. 외부 디자인은 고효율을 위해 공기역학구조를 추구했으며, 중국전용 제품이지만 푸조 패밀리룩을 더했다. 길이 4,440㎜, 휠베이스 2,650㎜로 뛰어난 거주성을 추구했다. 회사는 301을 주력 준중형 세단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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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펑닛산(东风日产)의 자주 브랜드 베누치아(启辰)는 컨셉트카 비와(VIWA)를 선보였다. 새로운 전기 컨셉트카로, 닛산 리프를 기반으로 제작했다. 리프와 같은 5도어 해치백이지만 크기는 작다. 세계시장에서 공인받은 전기차 기술을 중국시장에 최적화한 게 강점이다.

[모터쇼]2013 오토상하이, 빠링허우(八零后)를 잡아라

중국 브랜드들 역시 빠링허우를 집중 공략했다. 합작사를 통해 쌓은 기술력에,최근 수준이 높아진 중국만의 디자인을 담아낸 게 특징이다. 특히 광저우자동차(広州汽车)의 GA3, 치루이자동차(奇瑞汽车)의 α7 등이 주목받았다.

상하이=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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