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태평양 변호사협회장 맡은 신영무 前대한변협회장 "K팝스타 같은 '韓流 변호사' 나올 것"
“한국의 국가적 위상만큼이나 국내 법조인들의 수준도 높아졌습니다. 앞으로 ‘K팝 스타’ 같은 한국 변호사가 나올 날도 머지않았습니다.”

오는 20일 환태평양 변호사협회(IPBA) 회장에 취임하는 신영무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사진)은 17일 서울 광장동 W호텔에서 열린 IPBA 2013 서울총회 간담회에서 “우수한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한국을 동북아의 법률 허브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법조계의 아·태경제협력체’라고 불리는 IPBA는 1991년 아시아 태평양 지역 변호사 간 정보 교환과 법조 산업 발전을 위해 설립된 단체다. 미국 캐나다 인도 싱가포르 등 67개국의 변호사 165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신 전 회장은 이번 총회에서 IPBA의 신임 회장으로 취임해 1년간 활동하게 된다. 한국인이 회장을 맡는 것은 2004년 이후 두 번째다.

신 전 회장은 “1990년대 외환위기 이후 인수·합병(M&A) 붐 등을 거치면서 한국 변호사들의 실력이 크게 높아졌다”며 “요즘 언어나 문화 장벽이 많이 사라진 만큼 국제무대에서 한국 변호사들의 역할도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내달 27일 서울 무교동에 문을 여는 국제중재센터(IDRC)는 한국 변호사들의 해외 법률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 전 회장은 “세계적으로 법률 중재 이슈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적이고 중립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는 중재센터가 한국에 들어서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정치적으로 미묘한 한·중·일 세 나라 사이에서 한국이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법률 인프라는 곧 일자리 창출과 기업 활동에 큰 도움이 된다”며 “정부와 경제단체 등의 지원이 이어진다면 한국이 아시아 법률 중심지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년간 IPBA를 이끌어온 인도의 랄릿 바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도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 인원인 1300여명의 변호사가 이곳을 찾은 것은 한국 변호사의 위상이 그만큼 높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18일 개막하는 이번 총회는 20일까지 열린다. 각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로펌 변호사들의 주제 토론과 발표 세션이 이어진다. 마이클 레이놀즈 세계변호사협회장과 벤 버바이엔 전 알카텔루슨트 사장 등이 참석하며 국내에서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등이 발표자로 나선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