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영 20년…삼성 DNA를 바꾸다] "삼성디스플레이 잘 나가니…직원수 3년새 1000명 늘었어요"
올해 선문대 디스플레이학과를 졸업한 금만식 씨(25·왼쪽)는 지난 2월 첫 직장에 들어갔다. 그것도 어머니가 다니고 있는 ‘디아이디’라는 디스플레이업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1차 협력사인 이 회사가 임직원 자녀 채용에 나서면서 졸업하자마자 직장에 다니게 됐다.

어머니 황영미 씨(47·오른쪽)는 “집에서 아들을 보는 시간이 길지 않았는데 회사에서 자주 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금씨도 “처음엔 어색했지만 모르는 게 있을 때마다 어머니나 어머니 동료들에게 물어볼 수 있어 좀 더 빨리 회사에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박성수 디아이디 사장은 “일하기 편한 직장을 만들기 위해 이왕이면 믿을 수 있는 직원들의 자녀들을 뽑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며 “처음 시도하는 일이지만 앞으로 직원 자녀 채용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직원 자녀들 중에 천안과 아산에 있는 대학을 졸업한 학생이 많아 이들을 뽑으면 산학 협력과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디아이디는 앞으로 회사 어린이집 졸업생 출신도 직원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1998년 회사 설립과 동시에 만든 어린이집 1기 졸업생 명단을 확보해 이들이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졸업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 회사가 다양한 형태로 직원을 뽑을 수 있는 것은 최근에 회사 규모가 급격히 커져서다.

이 회사는 1999년 각종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백라이트를 삼성에 납품하다 2010년부터 백라이트와 주변기기를 붙여 만든 백라이트모듈까지 공급하게 됐다. 2009년 400명 선이던 직원 수도 2012년 말 1300명으로 급증했다. 거래 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성장이 협력사의 발전을 가져온 결과다.

디아이디 외에도 삼성디스플레이와 거래하는 1차 협력사의 고용 인원도 크게 증가했다. 2004년 말 3205명이던 1차 협력사 직원 수는 2012년 말 3만3000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코닝정밀소재 등 천안·아산에 있는 삼성 계열사 고용 규모는 5412명에서 4만55명으로 급증했다. 8년 만에 7.4배로 증가한 셈이다.

아산=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