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생리불순·냉대하, 자궁이 보내는 ‘적신호’
[이선영 기자] “너무 고통스러워요. 생리를 하는 일주일 내내 회사 일은 물론 일상생활까지 ‘올 스톱’이에요. 사람들을 만나는 것조차 꺼려져요. 여자로 태어난 게 원망스러워요.”

매달 엄청난 생리통의 공포에 시달리는 직장인 박은혜(27세, 가명) 씨의 하소연이다. 박 씨는 생리통을 없애기 위해 진통제 복용, 호르몬주사 투여 등 안 해 본 게 없다. 하지만 임시방편일 뿐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생리통에 시달려야 했다. 우울증까지 생겼다.

비단 박 씨뿐만이 아니라 생리 때만 되면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여성이 적지 않다. 여성 가운데는 “결혼하면 생리통이 사라진다”는 속설만 믿고 그저 참는 사람이 상당수 있다. 여성은 생리통 외에도 생리불순, 냉대하, 배란통 등의 여성질환으로 고통을 겪는다.

자궁근종, 난소난종, 자궁내막증 같은 자궁질환에 시달리기도 한다. 특히 자궁질환은 많은 경우 생리통과 생리불순, 냉대하처럼 자궁이 보내는 적신호를 무시하거나 간과하는 데서 시작된다. 때문에 지속적으로 위와 같은 증상이 있다면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35세 이상 여성 2명 중 1명에서 발생하는 ‘자궁근종’

자궁은 여성을 대표하는 신체기관이다. 수정란이 태아로 자라는 공간이라 일명 ‘아기 집’이라 불리기도 한다. 자궁의 길이는 6∼8cm이며 자궁벽의 두께는 2cm 정도다. 평상시 자궁은 달걀 한 개 크기로 50∼60g 무게이지만 임신 말기에는 1kg 가까이 커진다.

자궁은 태아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영양을 공급하며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태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자궁이 건강한 여성은 사춘기 때 생리통을 겪어도 나이가 들면서 점차 없어지거나 약해진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생리통이 있다면 자궁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특히 자궁근종은 자궁근육에 생기는 양성종양으로 35세 이상 여성 2명 중 1명이 앓고 있고, 가임기 여성의 40~50%에서 발생하고 있을 정도로 매우 흔한 부인과 질환이다.

자궁근종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임신 중에는 근종이 커지고 폐경 후에는 일반적으로 크기가 줄어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고 추정되고 있다. 또한 과도한 스트레스, 과로, 기호식품 등도 자궁근종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없고 증상이 있더라도 일상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신경과민성 증상과 비슷해 많은 여성들이 모르고 방치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로 인해 대부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다가 너무 늦게 발견돼 심한 자궁 손상으로 자궁을 아예 적출해야 하는 등 위급한 상황까지 가는 경우도 대단히 많다. 실제로 한국은 현재 OECD 국가 중 자궁적출률 1위를 기록, 수술건수도 41%나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희기린한의원 김택 원장은 “자궁근종은 발생위치에 따라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생리가 길어지거나 양이 많아지고 덩어리가 나오며 하복부에 딱딱한 혹이 만져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생리를 전후로 한 극심한 복부 통증, 하혈, 냉대하, 분비물의 악취 등으로도 의심해 볼 수 있다. 발병연령도 많이 내려가고 있어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근래엔 멀리서 17세 학생이 자궁선근증으로 내원했을 정도다”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위와 같은 증상이 계속되면 나중에는 대량출혈로 이어지면서 이로 인한 심각한 빈혈 합병증과 생리통, 불임, 자궁적출수술까지 야기할 수 있으니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기미, 손발톱이 얇아지거나 잘 부러지고 어지럼증, 탈모, 말을 할 때 숨이 차는 증상, 골반통증, 아랫배가 나오는 현상, 빈뇨, 성교통은 물론 우울증, 피로를 잘 느끼고 쉽게 짜증이 나는 등의 증상도 자궁근종 증상에 해당하니 각자 하나하나씩 체크해봐야 한다.

자궁근종, 의심되면 MRI 검사하고 치료 받아야

자궁은 ‘제2의 심장’으로 불릴 정도로 여성의 평생건강과 임신, 출산에 매우 중요한 장기다. 그러므로 자궁근종은 초음파보다는 MRI 촬영을 통해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좋다.

MRI가 비용이 많이 들긴 하지만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초음파보다 정확하므로 임신·출혈과 관련하여 자궁근종과 자궁내막과의 거리 측정과 자궁근종의 예후 판단, 정확한 크기와 개수의 파악 등 진단과 치료방향 설정 및 치료에 유리하다.

단순히 1~2cm의 자궁근종으로 알고 방치했다가 계속 출혈이 심했던 20세 초반 여성이 MRI 검사 결과 5cm 자궁선근증으로 진단되거나 비교적 큰 자궁내막종이 난소에서 발견되는 등의 사례가 보고되는 것으로 봐서 한번쯤은 MRI검사를 하는 것이 필요할 듯하다.

치료는 보통 자궁근종만 제거하는 수술과 자궁 자체를 들어내는 자궁적출술을 많이 한다. 단, 자궁근종만 제거하는 수술은 재발률이 높고 자궁적출술은 난소로 가는 혈류의 30%정도를 줄여서, 100세 시대에 조기노화를 초래하여 여성의 평생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므로 수술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

수술하지 않고 치료하는 한방치료도 있다. 이는 자궁근종의 합병증인 출혈을 직접적으로 치료해줌으로써 그동안 소홀히 해왔던 심각한 피로, 어지럼증, 숨참(근종심장), 면색위황(얼굴과 몸이 누렇게 뜸), 기미, 탈모, 조갑건열(손톱과 발톱이 얇아지고 잘 부러짐), 우울증 등의 자궁근종 환자의 증상을 종합적으로 치료해 준다.

이로써 가정생활, 직장생활, 취미생활, 성생활 곤란 등을 해결하고 자궁근종과 자궁내막사이의 정상자궁근육을 늘려주며 자궁과 난소의 기능을 보강시켜줌은 물론 어혈을 제거하고 더 이상의 자궁근종이 발생하지 않도록 억제시키며 자궁근종의 크기와 개수를 줄여준다.

자궁근종으로 인해 생긴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등의 증상들도 개선해 자궁이 생리와 임신 등의 기능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조절하고 돕는다. 어쩔 수 없이 자궁적출수술을 받은 후라면 자궁근종의 합병증과 수술후유증을 치료해주고 자궁근종의 재발방지를 돕는다.

더불어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치료 효과를 높이고 근종이 재발하는 것을 예방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항시 하복부를 따뜻하게 하고 찬 기운이 들어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찬 음식의 과다 섭취를 삼가고 미니스커트나 핫팬츠 같은 짧은 옷을 피하도록 한다.

몸에 꽉 끼는 스키니진 같은 옷 역시 자궁 내 혈액순환을 방해하므로 좋지 않다. 최근에는 음주와 흡연으로 자궁근종이 더욱 증가하고 있으므로 이는 피하는 것도 필수. 적절한 운동은 정신적인 긴장을 풀어주고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자궁근종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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