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은 소비자와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는 식품기업인데도 스타가 등장하는 광고 마케팅에 ‘힘을 주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시장 변화의 진폭이 크지 않은 라면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장기간 이어가고 있어서다. 굳이 스타 마케팅에 힘을 쓰지 않아도 주력 제품 판매량에 큰 변화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 특징이다.

이런 농심이 최근 스타 마케팅을 통해 ‘대박’을 친 두 가지 사례가 있었다. 첫 번째는 가수 ‘싸이’를 모델로 내세운 ‘신라면블랙’ 케이스다.

‘강남 스타일’로 세계적 스타로 떠오른 싸이가 광고모델로 나서면서 신라면블랙은 미국에서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났다. 농심 관계자는 “싸이를 광고모델로 하는 신라면블랙은 미국 현지에서 ‘싸이라면’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며 “교포사회는 물론 인종을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신라면블랙은 라면의 ‘블랙라벨’(고급 브랜드)로 인정받으면서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만 15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농심은 신라면블랙을 앞세워 올해 미국시장 공략에 한층 더 속도를 낼 계획이다.

농심은 최근 미국 로스앤젤리스(LA)에 있는 라면 생산라인을 증설, 하루 생산량을 150만개 수준으로 확대했다. 농심 LA공장은 생산라인 증설로 연간 생산능력이 종전 4억4000만개에서 5억5000만개로 25% 증가했다. 이에 따라 미국법인 농심아메리카의 매출은 지난해 1억4000만달러에서 2억달러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한 TV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면과 스프를 섞어서 만드는 ‘짜파구리’가 뜻하지 않게 인기를 모으자 프로그램 출연자 가족을 광고모델로 섭외한 것도 최근 눈에 띄는 농심의 스타 마케팅 사례다.

농심이 이번에 모델로 영입한 김성주·김민국, 윤민수·윤후 부자 중 윤후가 짜파구리를 먹는 방송이 나간 뒤 짜파게티 출고량은 2월17일~3월6일 기간에 전년 동기 대비 86% 늘어났다. 이들 부자가 출연하는 농심의 짜파게티 광고는 이달 말부터 전파를 탈 예정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