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4번 바꾸며 특수船 집중…틈새서 SPP조선 길 찾겠다"
작년 매출 20% 줄었지만 선박 수주가격 올라
수익성 개선 희망 보여
인하대 조선공학과 69학번인 곽 사장은 1975년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에 입사, 한진중공업 신조선 플랜트담당 임원을 거쳤다. 2007년에는 사세를 불려 나가던 SPP조선에 합류, 2008년부터 사장을 맡고 있다.
곽 사장의 말처럼 SPP조선도 기나긴 조선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SPP조선의 전신은 2002년 설립된 동양기공이다. 이낙영 전 SPP그룹 회장이 2004년 동양조선으로 사명을 변경, 조선사업을 시작했다. 세계 10위권 조선사로 석유제품운반선(PC선), 중형화물선 등을 주로 만든다.
SPP그룹이 SPP율촌에너지 등을 설립해 신사업에 투자하면서 어려워졌다. 그룹이 자금난에 빠지면서 2010년 5월 우리은행 등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었다. 작년 매출은 1조5000억원 규모로 전년(1조7859억원)에 비해 20%가량 줄어들었다. 재무약정을 맺기 전인 2009년(1조9115억원)과 비교하면 30% 빠진 수치다.
곽 사장은 “금년까지 재무상으로 좋아질 게 없다”며 “3년간 해마다 연 45~50척을 건조했는데 올해엔 10척가량 줄인 35~40척을 건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곽 사장은 “그럼에도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한가닥 희망이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가장 큰 이유로는 PC선의 선가를 조금씩 올려받고 있는 점을 꼽았다. SPP조선은 유럽 선주사 사이에서 ‘PC선 전문조선사’라고 불린다. 2004년 회사 설립 뒤 이 선종에서만 총 100여척을 인도했다. 벌크캐리어, 중형 컨테이너선 등 가격이 낮은 선박은 수주하지 않은 결과다.
곽 사장은 “지난 2년6개월 동안 네 번이나 디자인을 바꿀 정도로 PC선 관련 기술개발에 힘쏟았다”며 “그 결과 작년 말부터 기존 3300만달러(약 360억원) 선인 적재량 5만t급 PC선의 가격을 100만달러가량 올려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공장을 돌리는 것만 생각해 저가로 수주했다간 회사에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2010년 재무구조 약정 개선을 맺으며 채권단과 약속한 점도 ‘돈이 안되는 배’는 수주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 사장은 “이달 초 유럽 선사인 피나지에서 해양특수선(OSV)의 한 종류인 해양예인지원선(ATHS)을 수주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신조(새로운 배) 건조는 당장 수익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이유다. 곽 사장은 “올해 건조량이 줄고 매출도 작년과 비슷하겠지만 수익성 면에선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천=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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