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위클리]'우리 며느리가 달라졌어요', '백년' vs '서영이'
[김보희 기자] 2013년 안방극장에 며느리가 달라졌다. 시월드가 더 악랄하고 독해졌다면 며느리들은 그 고난을 헤쳐가기 위해 더욱 강하고 뻔뻔해졌다. 현재 30-40대 중년층에게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MBC 주말드라마 ‘백년의 유산’(극본 구현숙, 연출 주성우)과 KBS 2TV ‘내 딸 서영이’(극본 소현경, 연출 유현기)를 통해 달라진 며느리상를 살펴봤다.

◆ ‘백년의 유산’ 뛰는 악랄한 시어머니 위에 복수의 칼날 가는 며느리

‘백년의 유산’(이하 ‘백년’)은 1회 시작부터 막장 시어머니 방영자(박원숙)와 강인한 며느리 민채원(유진)대결이 펼쳐졌다. 영자는 평범한 집안 출신인 채원을 못마땅해하지만 아들 철규(최원형)가 사랑하는 여자라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결국 아들 모르게 뒤에서 악행을 저질렀다.

그는 아들 부부를 이혼시키기 위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며느리에게 창피를 주거나 아들의 옷에 립스틱 자국을 묻히는 등 시어머니로는 최악의 행동을 펼쳤다. 이어 그는 정상인 채원을 정신병원에 감금했으며 거짓말로 불륜을 저질렀다고 몰아세우는 등 온갖 방법으로 채원을 괴롭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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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채원은 영자의 계략을 알면서도 불쌍한 사람을 대하는 태도로 이해하며 꿋꿋하게 버텼다. 채원 역시 만만치 않은 외유내강 스타일이었기 때문. 그러나 정상이었던 자신을 정신 병원에 가둔 것뿐 만 아니라 자신을 믿지 못하는 남편에게 큰 상처를 받은 채원은 결국 분노가 폭발해 남편과 이혼을 했으며 자신에게 상처를 안긴 시어머니에 대한 복수를 선언했다.

채원은 시어머니 앞에서 “지금은 초라하게 나가지만 다시 만났을 땐 지금의 민채원이 아닐 것이다. 오늘 일을 후회하게 되실 것”이라고 직접적인 복수를 선언하면서 뛰는 시어머니 위에 나는 며느리로 등극했다.

◆ ‘내 딸 서영이’ 거짓말한 것도 모자라 집 나온 뻔뻔한 며느리

‘내 딸 서영이’(이하 서영이)에서 서영이(이보영)는 자존심이 강한 며느리다. 사랑 앞에서는 당당하지만 집안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다. 이유는 바로 아버지 이삼재(천호진)가 과거 도박에 손을 잘못 대면서 집안이 풍비박산났기 때문이다.

이에 서영이는 자신의 자존심도 지키고 부유한 강우재(이상윤)와 결혼하기 위해 멀쩡히 살아있는 아버지를 죽었다고 거짓말을 했으며 결혼식에서 하객도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식을 올렸다. 이 사실을 감쪽같이 몰랐던 시어머니 차지선(김혜옥)은 그를 친딸처럼 아끼며 의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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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원한 비밀은 없는 것. 서영이의 가족사를 우연히 듣게 된 우재는 배신감에 사로잡혀 방황을 했고 예전부터 우재를 짝사랑하던 정선우(장희진)는 서영이의 가족사를 차지선에게 모두 폭로하면서 집안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이에 서영은 모든 것이 밝혀진 상황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싹싹 빌기는커녕 “아버지 살아계신다. 동생도 한국에 있다. 두 분을 속였다. 죄송하다. 우재 씨는 몰랐다. 전혀 몰랐다가 얼마 전에 알게 됐고 그래서 저희 이혼하기로 했다. 오늘 정리하려고 했었다”고 쿨 하게 잘못을 인정하며 집을 뛰쳐나와 시어머니 차지선을 쓰러지게 만들었다.

과거 시댁 식구에게 며느리가 소박을 맞는 경우는 있어도 잘못을 했음에도 먼저 며느리가 선수치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자존심이 강한 서영이는 오히려 역공을 펼치며 시어머니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또한 남편 우재가 이혼을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서영은 이혼을 강력하게 원하며 시월드에서 자유롭게 해방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 여자를 고생시키는 시월드, 며느리는 복수의 화신?

‘백년’ 과 ‘서영이’는 캐릭터가 다르다. 채원은 남편과 잘 살아보려고 노력했으나 시어머니의 구박에 못 이겨 복수를 계획한다. 그에 반해 서영이는 자존심 때문에 시월드에 거짓말을 했으며 이 사실이 발각되자 또 자존심을 굽히지 못하고 먼저 뛰쳐나왔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었던 조신한 며느리는 둘 다 아니다. 당하고는 못 사는 캐릭터인 것.

또한 시월드도 달라졌다. 과거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KBS 1TV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극본 양근승, 연출 염현섭) MBC ‘전원일기’(극본 차범석, 연출 이연헌)에서는 시월드라는 개념보다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한 지붕 아래에서 돈독한 정을 꾸려가며 오순도순 사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백년’에서는 며느리와 시어머니는 남보다도 더 한 적대 관계에 놓여 있으며 ‘서영이’는 큰아들이 이혼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댁 식구가 각자 일에 바빠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나 몰라라’ 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이는 지난해 40%대(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시청률을 보이며 높은 인기를 얻은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극본 박지은, 연출 김형석)을 보면 더욱 자세히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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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굴당’은 그동안 여자가 당연히 강담해야 했던 시집살이를 코믹하게 풀어내면서 ‘시월드’라는 신조어도 탄생시켰다. 시댁, 시집살이라는 의미를 띤 ‘시월드’는 시어머니 등 ‘시’자가 들어가는 단어는 여자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의미를 담으며 많은 중년여성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이러한 트렌드는 2013년 가족드라마 전반에 녹아들면서 며느리에게 시월드는 가족이라는 느낌보단 괴롭히는 집단으로 자리 잡았으며 반대로 ‘친정’이라는 곳은 내가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곳이며 위험에 빠졌을 때 구해주는 도피처로 굳어지게 됐다.

앞으로 ‘백년의 유산’ ‘서영이’ 속 며느리들이 모두와 화해를 하며 끝을 맺을지 아니면 갈등을 이겨내지 못하고 서로 등을 돌린 채 결말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독해진 시월드만큼 며느리들도 강해지면서 시청자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출처: MBC ‘백년의 유산’ 방송캡처, KBS2 ‘내 딸 서영이’ 방송캡처, KBS2 ‘넝쿨째 굴러온 당신’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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