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따로 또 같이 3.0' 본격 가동

최태원 최측근 핵심 요직에…경영공백 최소화
소버린 사태 대응했던 유정준, E&S 사장으로
부회장단 제도 폐지…계열사 자율·책임 강화
'전략' 하성민 '커뮤니케이션' 김영태…SK '6인 위원장' 체제로 위기 돌파

SK가 6일 핵심 경영인을 중심으로 한 집단경영체제를 가동했다. 지난달 31일 최태원 SK 회장의 법정 구속에 따른 경영 공백과 혼선을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서다.

김영태 SK(주) 사장(58)과 하성민 SK텔레콤 사장(56) 등 최 회장을 가까이에서 보좌했던 인사들을 핵심 위원장에 배치했다. 그룹의 주요 의사 결정은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구성된 6개 위원회를 통해 이뤄진다.

▶인사명단 A33면

SK는 조원 단위의 대규모 인수·합병(M&A) 등은 보류하되 해외 자원개발과 반도체사업 등 당초 계획했던 투자는 차질없이 추진할 방침이다.

◆50대 초반 사장들 전면에

이날 SK의 인사는 세대 교체와 집단지도체제 확립이 핵심이다. 부회장단 중에서는 김재열 부회장(67)만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됐다. 정만원 부회장(61)은 SK와이번스 구단주를 맡고 김신배(59), 박영호 부회장(66) 등은 일선에서 물러난다.

당초 일각에선 최 회장의 부재로 원로 부회장단이 중심이 돼 조직 안정을 꾀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최 회장은 대폭적인 물갈이를 통한 친정 체제 강화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승부수를 띄웠다. 김영태, 하성민 사장의 부회장 승진설도 있었지만 회장 구속 등 비상 상황인 점을 감안해 뒤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 하성민 '커뮤니케이션' 김영태…SK '6인 위원장' 체제로 위기 돌파

대신 50대 초반인 조대식 SK(주) 재무팀장(53)과 백석현 SK해운 전략경영부문장(53)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유정준 G&G추진단 사장(51)이 그룹에서 계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SK브로드밴드는 안승윤 SK텔레콤 경영지원실장(51)을, SK텔링크는 박상준 SK텔레콤 신사업추진단 단장(51)을 각각 사장으로 선임했다.

조대식 SK(주) 사장은 고려대 사회학과와 미국 클라크대 MBA(경영학석사)를 졸업했다. 경영분석실장, 사업지원팀장을 거쳐 지난해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다. SK 관계자는 “조 사장이 하성민 전략위원장과 함께 그룹 차원의 신규 투자를 조율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준 SK E&S 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딜로이트와 매킨지를 거쳐 1998년 SK(주) 종합기획실장 상무보로 SK에 입사했다. 2003년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과 소버린의 경영권 분쟁 당시 CFO로,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을 진두지휘했다. SK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극복한 일등공신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해외사업부문장에 이어 그룹 차원의 신성장사업을 발굴하는 G&G(Global&Growth) 추진단을 이끌어온 만큼 SK E&S의 글로벌 사업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문덕규 SK네트웍스 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5년 SK네트웍스에 입사했다. 1994년 국제금융팀장, 미주본부 CFO 등을 거친 재무통이다. 백석현 SK해운 사장은 1983년 SK해운에 입사한 후 전략기획담당 상무와 전략경영부문장을 거쳤다. 조대식, 유정준, 문덕규 사장은 모두 최 회장과 고려대 동문이다.

◆집단지도체제 강화

SK는 그룹의 전체 조직은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이끌되 김영태 커뮤니케이션 위원장이 안살림을 챙기고, 성장동력 발굴 등 큰 그림은 하성민 전략위원장이 맡을 전망이다.

이번 인사로 SK는 작년 말 발표한 새로운 지배구조인 ‘위원회 경영’ 방식의 틀을 완성했다. 각 계열사가 자율적으로 책임경영을 하는 ‘따로 또 같이 3.0’의 핵심이 위원회 경영이다.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아래 전략·글로벌성장·커뮤니케이션·인재육성·윤리경영·동반성장 등 6개 위원회가 해당 분야별로 의사 결정을 내린다. 한 계열사가 2~3개 위원회에 참여하는 매트릭스 구조로 짜여졌다.

위원회 중심의 경영 체제를 확립하는 대신 부회장단 제도는 없앴다. SK 관계자는 “그룹의 중요한 의사결정은 위원회 중심으로 관련 CEO들이 참여해 토론을 거쳐 이뤄진다”며 “회장 구속에 따른 경영 공백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해영/윤정현 기자 bon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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