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엔 순수국산 3단로켓 우주로…예산 1조5천억 배정
핵심기술인 액체엔진 1단 추진체까지 자체개발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는 3차 발사가 마지막 기회지만, 나로호 발사의 성패와 무관하게 우리의 우주 진출 노력은 계속된다.

우리나라는 나로호 계획의 후속인 '한국형 발사체(KSLV-Ⅱ)' 사업에 2010년 이미 착수했다.

우주 발사체의 핵심인 1단 로켓까지 국내 기술로 자체 개발해 2021년 혹은 그 이전에 3단 로켓을 쏘아 올린다는 계획이다.

30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정부는 2010∼2021년 한국형 발사체 사업에 예산 1조5천449억원을 배정하고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계획 마무리 시점을 2020년이나 그 전으로 앞당기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재작년 말 국가우주위원회가 확정한 한국형 발사체 개발계획의 목표는 순수 국내 기술로 로켓을 개발해 2021년까지 아리랑 위성과 맞먹는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에 올려 놓는 것이다.

나로호 사업은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 계획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었지만, 1단 추진체가 러시아에서 제작한 수입 완제품이라는 점에서 '반쪽짜리' 한국 로켓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그러나 한국형 발사체 계획은 1단 추진체의 액체 엔진까지 자체 기술로 개발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우주 계획이 완전한 자립을 이룬다는 것이다.

물론 나로호 사업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와 인프라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도약 시도다.

액체연료 추진 로켓이 될 한국형 발사체는 3단으로 구성된다는 점이 2단(상단-하단)으로 이뤄진 나로호와의 차이점으로 꼽힌다.

다단 분리를 위해 더욱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국형 발사체의 길이와 무게는 각각 46.5m, 200t으로, 나로호(33m, 142t)보다 길고 무거우며, 1단 로켓의 추진력은 300t중(重)으로 나로호(170t중)보다 훨씬 크다.

이는 엔진 하나로 분사하는 나로호와 달리 75t중급 엔진 4개를 묶어 추진력을 얻는 덕택이다.

한국형 발사체 사업은 3단계로 추진된다.

2014년까지 진행될 1단계 사업은 5∼10t급 액체엔진 개발과 시험시설 구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종의 예비 연구인 셈이다.

2015년에 시작해 2018년 마무리될 2단계 사업에서는 한국형 발사체의 기본엔진이 될 75t급 액체엔진을 완성하고 일단 이 엔진 하나만으로 시험 발사를 하게 된다.

2019∼2021년의 3단계 사업은 이 기본 엔진 4개를 묶어 300t급 1단 추진체용 엔진을 개발하고, 마지막 해인 2021년에 한국형발사체를 우주로 쏘아 올리는 것이 현재 확정된 공식 로드맵이다.

다만 주무 부처인 교과부가 한국형 발사체의 개발·발사 일정을 2020년 혹은 그 이전으로 하는 방안을 추진중이어서 로드맵이 재조정될 공산이 크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 과정에서 로켓 설계는 물론이고 5∼10t 연소기, 터보 펌프 등 엔진 핵심 부품과 연소 시험 등에 대한 기술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발사 시설은 현재 나로우주센터를 재활용하게 된다.

노경원 교과부 전략기술개발관은 "현재 나로호 발사대 옆에 한국형 발사체를 위한 발사대를 세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십년간의 연구·개발과 시행착오를 거친 다른 우주 선진국들을 우리나라가 단숨에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나로호 계획에 이어 한국형 발사체 사업이 추격의 발판이 될 것으로 정부와 우주과학기술계는 기대하고 있다.

(나로우주센터<고흥>연합뉴스) 임화섭 신호경 김경윤 기자 solatido@yna.co.krshk999@yna.co.kr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