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초만에 음속 돌파…약 12시간 후 위성 작동여부까지 확인

우리나라가 10여년간 노력을 쏟아 부은 국내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Vl-Ⅰ)의 성공 여부는 발사 후 9분만에 결정된다.

나로호가 나로과학위성을 목표 궤도에 올려 놓는 데 성공할지, 아니면 우주의 문턱에서 또 좌절할지가 이 짧은 시간에 결정되는 것이다.

29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나로호의 3차 발사 시각은 30일 오후 3시55분부터 7시30분까지로 예정돼 있다.

다만 작년 10·11월과 마찬가지로 발사 전 점검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 언제든지 일정이 연기·보류될 수 있다.

◇카운트다운 거쳐 발사 3.8초 전에 1단 점화 = 30일 발사 예정 시각이 결정되면 그 2시간 전부터 연료와 산화제(액체산소)가 나로호에 주입되며, 주입 작업 완료와 함께 기계적인 발사 준비가 끝난다.

탑재시스템 점검과 운용을 거쳐 모든 기기가 정상을 유지하고 기상 등 주변 환경에도 이상이 없으면 '자동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발사 예정 시각 15분 전에 1·2단 발사관제시스템에 의한 PLO(prelaunch operation)에 들어가는 것이다.

카운트다운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발사 시각 3.8초 전에 1단 엔진 점화가 이뤄지고, 시간 표시가 '0'에 이르면 140t의 육중한 기계 덩어리인 나로호가 붉은 화염과 굉음을 내뿜으며 하늘로 치솟는다.

◇회피 기동 거쳐 남쪽 하늘로 = 나로호는 발사대를 이륙한 직후 10여초간 '발사대 회피 기동'을 한다.

나로호에서 분출되는 고온·고압의 화염이 발사대 시설에 손상을 주는 것을 최소화하고, 사고가 있을 경우 발사장과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화염의 방향을 발사대 바깥으로 돌리는 것이다.

이 때 나로호의 진행 방향은 일시적으로 북동쪽으로 기울게 된다.

나로호는 이륙 후 20여초간 거의 수직으로 비행해 900m 상공까지 치솟았다가 발사체를 기울이는 '킥 턴(kick-turn)'을 거쳐 남쪽으로 향한다.

◇3분 52초만에 1단 분리 = 예상 시나리오에 따르면 나로호는 이륙 54초 후 고도 7.2km, 거리(발사대로부터의 수평 거리) 0.8km 지점에서 음속(마하 1·시속 1천225km)을 돌파한다.

나로호는 제주도와 일본 규슈 후쿠오카에서 각각 수평으로 100km 떨어진 중간 지점을 지나 발사 후 3분 이내에 고도 100km 지점을 넘어서서 상승을 계속한다.

발사 후 약 215초(3분 35초)에는 고도 177km, 거리 245km 지점에서 로켓 1단과 2단을 연결하는 페어링이 분리된다.

이어 약 229초(3분 49초)에는 고도 193km, 거리 303km 지점에서 1단 엔진 정지 명령이 내려지고, 약 232초(3분 52초)에는 고도 193km, 거리 316km 지점에서 1단 분리가 이뤄진다.

분리된 페어링과 1단 로켓은 발사장에서 각각 약 2천270km, 2천700km 떨어진 바다 위에 낙하한다.

필리핀에서 동쪽으로 약 500km 혹은 그 이상 떨어진 태평양 해상이다.

◇2단 분리 거쳐 위성 타원궤도 안착 = 1단 로켓이 분리된 후에도 위성을 실은 2단 로켓은 우주로의 여정을 계속한다.

2단 로켓의 킥모터 엔진 점화는 발사 후 약 395초(6분 35초)에 고도 303km, 거리 1천52km 지점에서 이뤄지며, 이어 약 453초(7분 33초) 째에는 목표 궤도에 진입해 2단 로켓의 연소가 끝난다.

이 때 나로호의 고도는 305km, 거리는 1천390km로 예상된다.

위성 분리는 발사 후 약 540초(9분)에 이뤄진다.

이 때 예상 고도는 302km, 거리는 2천54km다.

발사 자체의 성공 여부는 이 시점에 결정된다.

지상에서 이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뿐이다.

위성 분리까지 정상적으로 이뤄지면 나로과학위성은 초속 약 8km의 속도로 궤도에 진입해 지구 주변을 돌게 된다.

궤도는 납작한 타원형이며, 고도는 최저 300km, 최고 1천500km다.

◇궤도 진입여부 1시간, 최종 성공 12시간만에 확인 = 위성은 분리 직후 자체 배터리를 사용해 3축 자세로 안정화를 하다가, 이후 태양전지판의 한 면을 태양으로 향하는 '1축 안정화' 모드로 들어가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쓴다.

. 만약 위성이 지구 그림자에 오래 가려져 햇빛을 못 받으면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겨 임무 수행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나로과학위성의 정상궤도 진입 여부는 발사 후 약 1시간만에 잠정 확인될 전망이며, 발사 2시간 후에는 노르웨이의 고위도 지역 수신국에서 나로과학위성이 보내는 신호가 탐지되는지 추가 확인이 이뤄진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경우 발사 약 12시간 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는 나로과학위성이 보내 오는 신호를 탐지하고 교신할 수 있으며, 바로 이것이 나로호 성공의 공식적 최종 확인이 된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