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는 어디서 오나요?” “저 멀리 우주에서 온단다.”

영화 ‘아마겟돈’의 한 장면처럼 우주복을 입은 아기가 성큼 걸어나온다. 지난 25일 기아자동차 미국법인(KMA)이 공개한 슈퍼볼(super bowl) 티저 광고다. 기아차는 갑작스러운 아들의 질문에 당황한 아버지가 ‘쏘렌토’ 음성 지원 주크박스를 작동시켜 상황을 모면한다는 ‘스페이스 베이비(우주에서 온 아기)’편을 내놨다.

다음달 3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슈퍼볼 경기를 앞두고 국내외 기업들의 광고전이 치열하다.

슈퍼볼은 미국 스포츠계 최대 이벤트다. 작년엔 미국 인구의 3분의 1 이상인 1억1000만여명이 시청했다.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광고비는 천문학적이다. 30초짜리 광고에 드는 비용은 평균 370만~380만달러. 초당 1억3000만원이 넘는다. 작년보다 1년 새 25만달러 올랐다. 올해도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기업과 경쟁을 벌인다. 삼성전자는 작년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를 알리는 90초짜리 광고를 내는 데 117억원을 썼고 올해도 비슷한 규모를 투자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도 사상 최대 광고비를 집행한다. 미국 자동차 시장이 호황을 보이는 가운데 올해는 자동차 회사 10개사가 모두 슈퍼볼 광고에서 경합을 벌인다. 2008년부터 슈퍼볼 광고를 해온 현대차는 싼타페·쏘나타·제네시스 등을 알리는 5편(60초 광고 1편, 30초 광고 4편)의 광고를 내보낸다.

2010년부터 광고를 시작한 기아차는 작년보다 광고를 한 편 더 늘렸다. 쏘렌토와 K3를 소개하는 2편(60초 광고 1편, 30초 광고 1편)이다. 30초 광고 평균 단가가 40억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현대·기아차의 올해 광고비는 36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광고비(약 270억원)보다 100억원 더 많다. 2010년 현대·기아차가 총 9편(30초 광고 8편, 60초 광고 1편)의 광고을 낸 적이 있지만, 당시엔 30초 광고 단가가 30억원 정도여서 광고비 총액은 300억원가량이었다.

이태명/전예진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