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4대강 사업 관련주들이 초강세를 보였다. 4대강 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적지 않았지만 이로 인해 수혜를 보는 종목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식 투자자들은 항상 정권 교체기에는 정책 변화에 따른 수혜주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정책 수혜주는 주가 상승 탄력이 좋기 때문이다. 물론 섣부른 기대감으로 투자했다가 ‘쪽박’을 차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책 수혜주 선택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보안’을 극도로 중요시하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구체적인 정책이 알려진 게 적다. 따라서 어떤 종목이 정책 수혜주로 부상할지 단언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증권업계와 와우넷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알려진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을 감안할 때 건설, 전기가스, 바이오헬스케어, 방송 콘텐츠 관련주 등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꼽고 있다. 다만 개별 종목들의 주가는 정책 기대감뿐 아니라 실적과 수급 등의 펀더멘털 요인들에도 영향을 받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건설주·전기가스주 수혜 예상

증권업계에서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 건설주가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림산업을 비롯한 일부 건설주들이 새해 들어 반짝 강세를 보인 것도 이런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당선인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분양가 상한제 폐지, 보유세 인상 반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반대 등의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새 정부의 기본적인 부동산정책 방향은 현재 가격을 유지하는 데 정책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우호적인 제스처를 내비치고 있어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서울가스 등도 정책 수혜주로 거론된다. 박 당선인이 전력난 타개를 위해서는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힘에 따라 한전의 전기요금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또 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 이용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황창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천연가스 이용 목표량 증가로 한국가스공사가, 발전설비 증설량 상향 조정으로 한전KPS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식경제부는 지난 9일 전기요금을 14일부터 평균 4.0%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여파로 한국전력 주가는 급등세를 탔다.

○미래부 신설로 CJ E&M 등 주목

한국경제TV 와우넷전문가 이세영 대표는 엔씨소프트를 정책 수혜주로 꼽았다. 이 대표는 “새 정부의 핵심 공약 중에 게임산업을 킬러 콘텐츠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게임산업은 향후 2~3년간 스마트폰의 확산과 더불어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엔씨소프트는 게임업계 대표 기업으로 그동안 주가 조정을 받아 가격 부담이 적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옥경 대표는 전자 결제 관련 종목인 다날 KG모빌리언스가 향후 정책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새 정부가 고용을 확대하기 위해 창업을 촉진하고 중소기업을 활성화시킨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어 관련 수혜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서 대표는 “전자 결제는 중소기업들이 전자상거래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데 인프라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에 중소기업 육성 정책의 간접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옥석 소장은 의료기기 제조업체 씨유메디칼을 주목할 만하다고 추천했다. 박 당선인이 복지 확대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한 만큼 노인복지와 직결되는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육성에 나설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 소장은 “씨유메디칼은 올해 독일과 일본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며 “무차입 경영으로 재무적 안정성이 높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김재수 소장은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육성의 수혜주로 대원제약을 꼽았다. 노인성 질환 관련 의약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강호 안인기 대표는 미래창조과학부 신설로 CJ E&M이 수혜를 볼 것이란 관측을 내놓았다. 안 대표는 “미래부는 박 당선인이 강조해온 정보통신·방송 분야의 소프트웨어 경쟁력 향상에 필요한 정책들을 내놓을 것”이라며 “CJ E&M은 방송 영화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일차적인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