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사상구 모라동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생산 기업인 유공금속에 재직 중인 이권수 씨. 주중에 회사 일로 쫓겼던 그는 주말마다 부산대학교 기계부품시스템 석사학위 과정을 다니며 연구에 매달렸다.

지난해 10월 졸업한 그는 학위 논문 ‘대형트럭 허브 볼트용 냉간 단조금형의 수명 향상을 위한 연구’를 통해 금형 수명을 기존보다 3배 이상 늘리는 성과를 냈다. 종업원 수 30명, 매출 80억원 정도인 유공금속은 생산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시 송정동에 위치한 해양플랜트 기자재 개발·생산업체 세보테크에서 근무하는 허태욱 씨도 비슷한 사례다. 그는 주말에 부산대 기계부품시스템 석사학위 과정을 통해 ‘해양 플랜트 복사 차폐막(열차단 필름) 성능에 관한 실험적 연구’를 했고, 프랑스 인증기관에서 성능 검증 인증을 획득하는 결실을 봤다. 이를 통해 회사 측은 지난해 관련 매출만 60억원 정도를 올렸다. 종업원 71명, 매출 230억원 규모인 이 회사는 큰 성과를 봤다.

동남권 산학협력 거점대학인 부산대학교(총장 김기섭)가 기계부품 중소기업의 기술혁신 역량을 강화하며 직장인 재교육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부산대는 2008년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 계약학과 사업’ 시범대학으로 선정돼 중소기업 재직자들의 전문성 제고에 기여해 왔다.


부산대의 시범사업 성공 사례는 중소기업 계약학과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기폭제가 됐다. 부산대 대학원 기계부품시스템학과는 부산과 울산, 양산, 김해 등 부산 인근 지역 기계부품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기술 인력의 재교육을 통한 중소기업 기술혁신 역량 강화 및 고급 기술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은 우리나라 기계 산업의 중심지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계 산업체 26.6%가 몰려 있고 종사자 수 36.5%, 생산액 43.7%, 부가가치의 47.7%를 담당하고 있다.

부산대 기계부품시스템학과는 기계부품 산업과 연관성이 깊은 기계공학부, 재료공학부를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그 외에도 산업공학과와 조선해양공학과,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들도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배원병 부산대 기계부품대학원 교수(사진)는 “공학계열 전공자의 취업 기피로 인해 지역 중소기업이 우수 기술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재직자 재교육을 통해 지역 기업과 산학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술 개발과 기술 이전, 기술 지원 등을 수행하는 지역 산학협력 거점센터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